ETH 창시자 "늦어도 15일 예상"…보유 지분 따라 '권한' 부여
공급량 감소·속도 개선 전망·추가 업그레이드 등 '호재 부각'
현재 1500달러대…가격 변동성, 합병 종료까지 입출금 중단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이더리움 가격이 '머지(Merge)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출렁이고 있다.
거래 속도가 개선되고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과 업데이트 이후 매도 물량이 풀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혼재돼 있어서다. 시장에선 머지 업그레이드 후 이더리움 가격 추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가상화폐 시장에 따르면 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거래 검증을 작업증명(Proof of Worker, Pow)에서 지분증명(Proof of Stake, PoS)으로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늦어도 오는 20일까지 업그레이드가 완료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머지 업그레이드가 13~15일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작업증명'이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작업자들의 합의를 통해 거래를 검증(채굴)하고 보상(코인)을 받는 방식을 뜻한다. 작업자 간 경쟁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고성능 장비가 필요하고 전력 소모량도 크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지분증명은 전체 가상화폐 중 본인이 보유한 지분율에 따라 거래를 검증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분증명이 작업증명과 비교해 고성능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속도가 빠르며, 에너지 소비가 99.95% 감소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이더리움은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공급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별도의 채굴작업이 없어서다. 시장에선 그만큼 가치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이더리움 합병 이후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환경이 중요한 변화가 될 것이다"라며 "지금보다 90% 줄어든 이더리움을 보상으로 지급하며, 수수료 소각분까지 감안하면 잔액은 연간 1~2%씩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거래소의 관계자도 "머지 업그레이드가 성공하면 공급량 자체가 감소하기 때문에 가격은 오를 수도 있다"면서 "또 초당 처리할 수 있는 거래량을 의미하는 TPS도 이번 업데이트에서 개선될 수 있고 상하이 등 향후 업그레이드도 예정돼 있어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이더리움 가격의 변동성은 커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이날 오전 8시 7분 24시간 전과 비교해 6.88% 급락한 158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선 0.59% 상승한 수준이다.
이더리움은 지난달 중순 2000달러를 넘어선 후 1400달러까지 주저 앉았다. 그러나 이내 1700달러까지 반등하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다가 1500달러까지 밀려난 것이다.
머지 업그레이드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는 점, 합병이 완료된 이후 일부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 인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한 투자심리 위축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은 이더리움의 가격 변동성과 머지 업데이트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실제 주요 거래소들은 지난 8일부터 이더리움 계열 가상자산의 입출금 서비스를 중지한 상태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이더리움은 거래소 내부에서 거래할 수는 있으나, 외부입출금은 막아놨다"면서 "업그레이드 발생 시 거래소 내부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으로, 합병이 종료될 때까지 제한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