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푸본현대생명 등 4% 고금리 저축성보험 출시
“고금리 부채 리스트에도 매출 확대 위해 어쩔 수 없어”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가파른 금리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이 4% 수준의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실적 악화에 허덕이는 생보사들이 당장의 매출 확대를 위해 향후 고금리 부채가 될 수 있는 금리인상기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 판매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기존 저축성보험의 금리를 3%대에서 4%대로 1%포인트 높여 리뉴얼 한 ‘내맘쏙저축보험’의 판매를 시작했다. 이 상품은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된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말 푸본현대생명도 4%대 저축성보험인 ‘MAX 저축보험 스페셜 무배당’을 출시했고,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금리 3.6%의 ‘무배당 일시납 저축보험’을 내놨고, 삼성생명도 연복리 3.5%의 확정금리형 ‘무배당 에이스저축보험’을 지난달 초 출시한 바 있다. 또 메트라이프생명은 최근 확정금리형 ‘무배당 The Best Choice연금보험’을 출시했다
생보사들은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연평균 금리 6~8%에서 높게는 10~12%까지 보장하는 확정형 저축성 보험상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00년대에는 기준금리가 5.25%에 달했고,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10% 수준이었기 때문에 고객 유인책과 보험사의 외형확장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존에 판매한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은 문제가 됐다. 보험사가 6% 이상의 고금리를 보장했지만, 채권 등을 아무리 운용해도 1~2%대 수익률도 내기 어려워지면서 손해가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판매된 연금보험 등은 대부분 지금까지 계속 유지되고 있어 보험사에겐 부담이 더 크다.
실제 생보사의 이차역마진 규모는 2017년 1조원, 2018년 6000억원, 2019년 5000억원, 2020년 1조7000억원, 지난해 9월까지 2조2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차역마진이란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할 금리(적립금부담이율)가 보험사가 자산을 운용하는 이익률에 비해 높아 이자부분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운용자산 이익률이 3.03%에서 지난해말 3.25%로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운용자산 이익률도 증가세지만, 2000년대 초반의 6% 이상을 넘기기에는 역부족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내년 IFRS17까지 도입을 앞두고 생보사들은 매출의 큰 축을 담당했던 저축성보험의 판매를 급격히 줄였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제도다. 보험사들은 제도개편으로 회계상 자본이 줄고 부채가 크게 증가해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특히, 저축성보험은 매출로 인식되지 않아 자본확충 부담이 더 크다.
이런 상황에서도 생보사들이 4% 수준의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에 나선 이유는 보험사 공시이율과 은행권 정기예금이율의 금리 차이가 확대되면서 확정이율 상품 위주로 저축성보험 판매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금리인상기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 판매가 향후 고금리 부채가 될 수 있지만, 실적 악화를 거듭하고 있는 생보사들이 매출 확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판매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보험사들은 그동안 판매를 축소해 왔던 저축성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일부 생보사들이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이 보험사에게 향후 리스크가 될 수 있지만, 당장의 매출 확대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신한라이프, 콜센터 업무에 인공지능 음성봇 확대
- 카카오페이, 개인맞춤형 ‘금융일정 서비스’ 개시
- DB손해보험, 서울시와 플랫폼배달라이더 상해보험 지원
- "차보험료 최대 5% 인하 여력 있다" 금감원 압박에 손보사들 난색
- “돈냄새 맡으세요”...다올저축은행, ‘머니퍼퓸’ 향수 출시
- 현대해상, 소상공인 ‘풍수해보험’ 무료 가입 행사 실시
- 교보생명의 ‘특별한 점심’...MBTI부터 블록체인까지 체험형 교육 진행
- ‘교보생명 풋옵션 공판’...회계사회 “안진 회계사 혐의, 객관적 증거 없어”
- KB손해보험, 업계 유일 실종 아동 보호 ‘지문등록 할인’ 신설
- 카카오페이, 핀테크 업계 최초 ‘온실가스 배출량 검증’ 획득
- 핀다, 대규모 백엔드 개발자 채용 나서...조직 규모 3배 확장
- 리치앤코, 디지털제주센터 오픈...설계사 워케이션 시행
- AIA생명,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 지역에 기부금 1500만원 전달
- 에이스손보, 진단서 치료까지 ‘Chubb 플러스 암치료비보장보험’ 출시
- SBI저축은행, ‘SBI백일장’ 삼행시 이벤트 1주일 만에 2만5000명 참여
- 교보생명 풋옵션 항소심 공방 치열...미국 상장도 주주분쟁 해결이 관건
- [박재찬 영화로운 보험생활] “어이, 강프로 보험은 드셨어”...수리남과 해외장기체류보험
- 캐롯, 해외여행 재개 후 ‘스마트ON 해외여행보험’ 300%이상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