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3용 프로세서 채택 두고 MX사업부와 그룹간 이견
내년 삼성 플래그십폰에 퀄컴 스냅드래곤 비중 커질 듯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갤럭시S23(가칭) 시리즈에 들어갈 프로세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내년 1분기 출시할 갤럭시S23 시리즈에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전량 넣는 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그룹 측에서 갤럭시S23에 엑시노스를 일부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최종 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MX사업부가 타사의 프로세서를 전량 채용하길 원하는 건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브랜드 엑시노스가 갤럭시S 시리즈 사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어서다.

올해초 엑시노스가 탑재된 갤럭시S22 시리즈는 발열과 성능 저하 등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MX사업부는 당장 엑시노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뒤집기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현재 시점에서 볼 때 갤럭시S23 시리즈에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가 전량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엑시노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마저 더해질 경우 내년 MX사업부 수익성에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사진=퀄컴 제공
퀄컴의 '스냅드래곤'. 사진=퀄컴 제공

결과적으로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용 엑시노스의 비중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이 분야에서 스냅드래곤에 대한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7월27일(미국 현지시간) 퀄컴과 삼성전자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스냅드래곤과 관련해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같은 날 진행된 퀄컴의 2022회계연도 3분기(2022년 4~6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와 파트너십 확대 계약을 체결하기 전) 갤럭시S22 시리즈에 스냅드래곤이 들어간 비중은 75%였다"며 "삼성과의 파트너십 확대로 갤럭시23 시리즈부터는 이 비중이 훨씬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앞으로 삼성전자가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용 엑시노스 대신 미드‧로우엔드급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좀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엑시노스의 고객사는 삼성전자 MX사업부를 제외하고 비보, 샤오미 등 일부 기업에 한정돼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하이엔드 스마트폰용 엑시노스는 현재 위기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내년 갤럭시S23 시리즈에 스냅드래곤을 전량 채택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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