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순이익, 교보·현대차 등에 추월 당해
취임부터 키워온 IB 사업부, 수익 기대 더 힘들어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증권사 순이익 톱10을 노리던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꿈이 더 멀어졌다. 특히, 도약을 위해 야심차게 확장했던 IB(기업금융) 사업부는 오히려 인원 감축이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44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329억원 대비 66.5% 감소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221억원(전년 동기 대비 -54.72%), 2분기 148억원(-67.58%), 3분기 76억원(-80%) 등으로 순이익 감소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부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전 사업부가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거래, 증권의 인수·매출·주선, PF(프로젝트파이낸싱)을 담당하는 투자매매업 영업이익이 3분기 누적 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1172억원 대비 -78.5% 급감했다.

이어 위탁매매 등 대고객 신용공여업무를 영위하는 투자중개업의 영업이익이 249억원으로 -44.7%, 영업활동 지원, PI(직접투자) 등의 본사 부문이 102억원으로 -40.4%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인수 및 주선수수료 수익이 3분기 누적 기준 13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295억원 대비 54% 감소했다. 또 금융상품평가 및 처분순손익이 전년 3분기 누적 1340억원에서 올해 128억원 적자로 돌아서며 약 1470억원 급감했다.

반면, 금융자문수수료가 667억원으로 같은기간 18.1% 증가했고, 파생상품평가 및 처분순손익 또한 지난해 3분기 누적 74억원 적자에서 45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2019년 김원규 대표를 선임하며 지난해까지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다. 2018년 340억원 규모였던 순이익은 2019년 549억원, 2020년 1260억원, 2021년 1608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이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증권사 순이익 순위도 13위까지 올랐다. 김 대표는 2020년과 2021년 신년사에서 순이익 톱 10 대형사에 진입하겠다고 연이어 밝히며 순위 상승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며 목표가 실현되는 듯 했다.

하지만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순위는 16위로 밀려났다. 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 등에 증권업계가 휘청이고는 있지만, 지난해 앞섰던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등에 모두 추월당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지난해 16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이베스트투자증권(1607억원)과 유사한 수준이었던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 798억원을 기록하며 작년과 비슷한 순위를 지키고 있다.

이에 따라 김 대표가 그리던 그림에도 차질이 생겼다. 김 대표는 기존 브로커리지 등에 치우쳤던 회사 사업 구조를 IB를 키워 다변화할 목적이었지만, 레고랜드 사태와 증시 한파 등이 겹치며 관련 수익을 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내부에서는 IB 사업부의 인원을 감축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김 대표가 취임 초기부터 공들여 키워왔던 것이 졸지에 아픈손가락으로 바뀐 것이다. 

이와 관련,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2020년과 2021년 실적이 워낙 좋아서 올해 실적이 상대적으로 더 나빠 보이는 것이다"라며 "그전 수준과 비교하면 부진한 것은 맞지만 시장의 우려만큼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원 감축 등과 관련해 아직 내부에서 어떤 방침도 정해지지 않았고, 외부 소문에 내부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라며 "오히려 지난해 대비 올해 회사 인원은 더 증가했고, 신규 채용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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