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순영 기자] 서울시가 200억원을 투입해 지하철 역사 내에 대형 공기청정기 4000여대를 설치했으나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는 2020년부터 196억원을 들여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 1∼8호선 모든 역사에 대형 공기청정기 3996대를 설치했다.
대당 설치 비용은 평균 490만원 정도로, 서울교통공사의 공기질 측정 결과 지난해 전체 지하철 역사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전년보다 오히려 0.2㎍/㎥ 높아졌다.
8개 호선 가운데 2·7·8호선을 제외한 5개 호선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1.9∼7.7㎍/㎥ 상승했다.
초미세먼지도 전체 평균 0.9㎍/㎥ 높아졌고, 1·2·8호선을 제외한 5개 호선에서 2.6∼5.9㎍/㎥ 상승했다.
특히 쌍문역은 14대의 대형 공기청정기가 설치됐는데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각각 2020년 68.4㎍/㎥, 46.4㎍/㎥에서 지난해 144.2㎍/㎥, 88.6㎍/㎥로 올라 서울 지하철역 중 가장 공기질이 나빴다.
지하철 역사 내 공기청정기 설치 사업은 문재인 정부 때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하나로 전국적으로 추진됐지만 서울에서는 납품하기로 했던 제품과 성능이 다르다거나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잡음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지난달 말 감사에 착수했고, 미세먼지 정화 능력을 비롯한 주요 성능이 계약 당시 제출된 자료와 일치하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 의원은 "200억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들여 설치한 대형 공기청정기가 사실상 대형선풍기 수준"이라며 "서울시뿐 아니라 정부 지원을 받아 전국적으로 추진된 사업인 만큼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