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요섭 SK매직 대표이사. 사진=SK매직 제공
윤요섭 SK매직 대표이사. 사진=SK매직 제공

[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윤요섭 SK매직 대표이사는 내년 경기 침체가 예상됨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과 글로벌 시장 집중 공략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술개발실은 제품개발실에 통합하는 등 슬림화했다. 또 성장하는 온라인 채널에 맞는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Digital)혁신실'과 ERRC 등 전사차원의 업무 효율화를 추진할 'BPR(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TF(태스크 포스)'를 신설했다. 

◇ '1조 클럽' 이어간 젊은 리더십…불황에도 발빠른 대응

윤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 주립대 금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SK네트웍스의 전신인 선경에 입사해 SK네트웍스 국제금융팀장과 금융팀장, 재무실장을 역임했다. 이후 SK매직 경영전략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1월 SK매직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윤 대표는 경영전략본부장 당시 SK매직의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을 개선시켜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SK매직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기존 A0(안정적)에서 A0(긍정적)로 상향하기도 했다.

2020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SK매직은 윤 대표가 키를 잡은 지난해 역시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며 2년 연속 1조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누적 렌털 계정 수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윤 대표 재임 첫해인 지난해 누적 렌털 계정수는 전년에 비해 약 10% 증가한 222만개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6월 말 기준 231만개로 코웨이, 쿠쿠홈시스 등 경쟁사들 대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매직은 ‘홈 라이프 큐레이션 컴퍼니’로 도약을 위해 지난 4월 ‘생활구독’ 캠페인을 전개했다. 사진=SK매직 제공
SK매직은 ‘홈 라이프 큐레이션 컴퍼니’로 도약을 위해 지난 4월 ‘생활구독’ 캠페인을 전개했다. 사진=SK매직 제공

이는 SK매직이 렌털 가전(매직 2.0) 기업에서 벗어나 ‘생활구독’ 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삼성전자, 필립스코리아 등과 전략적 제휴 및 자체 제품 개발을 통해 렌털 라인업을 확대한 전략이 유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SK매직은 지난해 5월 삼성전자와 ‘스페셜 렌탈 서비스’를 선보이고 비스포크 냉장고, 에어컨 등 대형 가전 렌털 판매와 방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이를 더 본격화했다. 지난 3월에 필립스생활가전코리아와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커피머신 ‘라떼고’의 ‘스페셜 렌탈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밖에 매트리스, 음식물처리기 등으로 품목을 넓히며 상반기에만 3가지 이상의 렌털 품목을 추가했다.

SK매직은 가전 외에도 식기세척기 세제‧필터, 커피 원두, 밀키트 등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기반한 구독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생활구독 회사로의 변신에는 윤 대표의 역할이 컸다. 윤 대표는 지난해 신제품 및 신사업 개발을 목표로 ‘BM혁신추진단’을 신설하고, 꾸준히 신사업 발굴을 추진했다.

BM혁신추진단의 업무는 BPR TF에서 이어받아 진행 중이다. 윤 대표는 지난 3분기 국내 경기침체에 따라 성장세 둔화가 가시화되자 전사 차원의 업무 효율화를 위해 BPR TF를 대표 직속 조직으로 신설하고 대응에 나섰다.

BPR TF에서는 회사 경영 효율화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군 중 별도의 제품을 추가하거나 혁신 제품을 개발하게 된다. BPR TF장은 정우선 BM혁신추진단장이 맡았다. 

또 이번에 신설된 디지털(Digital)혁신실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모바일 등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을 하게 된다. 고객, 연령, 성별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활동하며, 이후 성과 측정 등에도 디지털 마케팅을 활용해 업부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SK매직 관계자는 "BPR TF와 디지털혁신실에서는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 비용 효율화, 리스크 선제 대응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며 ”이를 통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사업계획을 달성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과감히 도전하는 내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매직 본사가 위치한 서울시 종로구 삼일빌딩 전경. 사진=SK매직 제공
SK매직 본사가 위치한 서울시 종로구 삼일빌딩 전경. 사진=SK매직 제공

◇ 27년까지 말레이시아 매출 1조 목표…해외 시장 정조준

윤 대표는 특히 내년에 해외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SK매직은 말레이시아를 교두보로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지난해부터는 한류 배우 박서준을 모델로 발탁해 말레이시아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코웨이 출신의 김자중 글로벌성장지원담당을 말레이시아 법인장으로 발령했다. 김 법인장은 2006년 웅진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 설립 초창기 멤버로 2016년 법인관리팀장, 2019년 인도네시아법인장 등을 역임한 글로벌 영업 전문가다.

주력 렌털 품목에 더해 포트폴리오도 확장한다. 내년 2분기부터 식기세척기 렌탈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현지 시장 연구를 통해 말레이시아 주방에 적합한 식기세척기를 개발 중이다. 

이러한 포트폴리오 확장과 영업 확대로 SK매직은 2027년까지 말레이시아 매출 32억 링깃(약 986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SK매직의 말레이시아 법인 연초 누계 매출액은 1억4000만 링깃(약 430억원)으로 이 목표는 현 매출 대비 약 23배 수준에 달한다.

윤 대표는 “글로벌 시장서 렌털 사업으로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것이 목표지만 이후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통해 말레이시아에 R&D 센터를 짓고 동남아시아 지역의 전략적 허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SK매직 에코미니 정수기. 사진=SK매직 제공
SK매직 에코미니 정수기. 사진=SK매직 제공

SK매직은 내년에 친환경 사업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SK매직은 그동안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소비자 인지도를 키우면서 ESG와 실적 모두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SK매직은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렌털 제품군 ‘그린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린 컬렉션은 SK매직의 친환경 가전 라인업으로, 제품생산에 사용되는 친환경 재생플라스틱 사용률이 99.5%이상(중량 기준)인 제품군이다.

올해 2월에는 친환경 자가관리형 정수기 에코미니 정수기를 내놨다. 이 제품은 전력 소비 없이 수압을 이용한 정수 전용 제품으로 전기 요금과 소음 걱정 없이 사용 가능하다.

SK매직은 차기 그린 컬렉션 후보군으로는 식물재배기, 비데, 무전원 정수기 등을 검토 중이다. 

또한 친환경 가전제품 생산을 위해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리사이클링 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서는 수거된 렌털가전에서 발생한 모든 폐플라스틱을 신규 플라스틱과 배합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SK매직측은 "재생 플라스틱을 적용해 제품 한 개당 신규 플라스틱 생산을 3.4㎏씩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 플라스틱 감소뿐 아니라 에너지·자원 절약, 자원 순환성 등 친환경 요소를 고려한 가전을 계속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