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택수 기자] 내년에도 금리 여파와 경기 둔화로 주택매매 가격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국내 건설수주는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2.5% 하락하는 반면 전세는 0.5%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2.0% 지방 3.0%로 떨어져 지방의 하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절대적 주택 가격 수준이 높은데다 높은 금리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가격에 하방압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수도권 지역은 그간 누적된 가격 상승 폭이 커 3/4분기 들어 하락세 커졌지만 지난 10월28일 발표된 주택 관련 규제 완화책이 단기적으로 하락 폭이 확대되는 것을 저지하는 작용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방은 상승기 동안 특정 지역·사업에 집중된 가격 상승이 나타났는데, 해당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하락 폭이 수도권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번 규제 완화는 1주택자를 주택 구매의 잠재 수요로 포섭했지만, 1주택자 수요가 현재 시장을 부양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규제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높은 금리와 절대적 주택 가격 수준,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시장의 매수심리가 부진한 만큼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년도 전세가격은 매수세 축소로 전세 수요가 반등하면서 전국 기준 0.5%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건산연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줄어 매수 수요가 감소하면서 그 대안으로 임대차시장에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월세 거래가 늘면서 임대차 시장 내에서 상대적으로 전세 입지가 축소됐지만 내년은 임대인들이 월세가격을 인상하며 전세가 하락세는 1년 만에 마감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각종 규제 덕택에 주택시장 참여자들의 재무 건전성이 양호한 만큼 경제 위기론을 참고하되 맹신할 필요는 없다"며 "주택경기가 변곡점에 있는 만큼, 시장참여자를 향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건설 수주물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건산연은 SOC 예산 감소와 기준금리 상승,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내년 국내 건설수주액은 206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올해(223조5000억원)보다 7.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수주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증가해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양호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정부 SOC 예산이 10% 이상 감소, 기준금리 급등, 국내외 정세 악화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철환 연구위원은 "2019년부터 4년간 지속된 증가세를 마감하고 3년내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발주 부문별로 공공 수주 3.1% 감소, 민간 수주도 9.0% 감소가 전망되고 토목과 주택 수주가 각각 3.8%, 6.3% 감소, 비주택건축 수주는 11.5%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리 인상과 부동산 PF사업에 대한 금융규제 강화로 개발사업 전반에서 신용경색 발생한 상황 하에서 건산연은 적극적인 건설 금융시장 안정화 노력과 전략적인 재정 운용 그리고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한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PF 시장 대출 연장 거부는 전형적인 유동성 위기로, 대출이 막혀 공사 자금 확보가 어려운 건설사가 증가하고 연대보증으로 인한 부도 위험 또한 커지고 있다"며 "건설부동산 부문에서 발생한 신용경색 상황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위기 대응 및 대내외적 시장 신뢰 확보가 내년 국내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에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