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지현 기자] 당정이 내년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하기로 했다. 시가 9억원 이하 집을 살 때 연 4~5%대 고정금리로 5억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올초부터 급작스럽게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 부담이 몇배로 늘어나 힘겨워하던 영끌족들과 역전세를 우려하는 임대인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무주택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이 추가 하락할것이라는 심리가 시장을 뒤덮고 있는 지금 대출받아 집을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계산이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일반형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을 보금자리론에 통합한 정책모기지 상품 특례보금자리론이 내년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기존 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 시가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만 3억6000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 상품은 9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5억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대출 문턱도 낮다. 소득제한이 없고, 신규 주택 구매자는 물론 기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차주나 담보 물건에 대한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주담대(보전용)를 받으려는 임대인 등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특례보금자리론 대출금리는 현재 4% 중후반~5% 초반 수준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5% 초반~7% 중후반 사이에 형성되 있는 것을 고려하면 최대 2%포인트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이에 부동산 상승기였던 지난 2020년, 2021년 2%대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샀던 유주택자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초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치솟기 시작하면서 상단이 7%를 넘어선 상황에서, 4%대 고정금리로 갈아탈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혼합)형 금리는 연 4.80~7.01%, 변동형 금리는 연 5.24~7.65%로 집계됐다.

하지만 무주택자들은 이같은 조치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심리가 시장에 짙게 깔려있기 때문이다. 

전날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아파트값이 5%, 서울은 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한국은행은 지난 1일 주택가격 하락 위험이 증대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몇억대의 대출을 신규로 받아 집을 구매하기에는 4~5% 금리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5억원을 금리 4.5%, 30년 만기로 빌려 원리금 균등 방식으로 상환할 경우 이자는 총 4억1200만원, 월 상환금액은 253만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