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WCP 등 상장 기업들도 기대 이하 성적 거둬
컬리·오아이스마켓 내년 상장…흥행 전망은 ‘불투명’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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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지난해와 달리 주식시장 침체로 IPO(기업공개)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IPO를 전면 철회하거나 내년으로 미루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상장을 하더라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경우가 다반사다.

◇ 올해 13개 기업 상장 철회…컬리·오아시스 등 내년으로 유예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며 스팩주를 제외하고 올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은 13곳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올해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지난 1월 돌연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은 100대1로, 지난해 IPO 대어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거둔 크래프톤(234대 1)의 반도 못 미쳤다. 이로 인해 현대엔지니어링은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상장 철회 이후 아직까지 구체적인 상장 계획은 없다.

이어 지난 5월에는 태림페이퍼·원스토어·SK쉴더스 등이, 지난 8월에는 CJ올리브영이 상장을 철회했다. 이들 기업 역시 상장 전 높은 기대를 모았으나, 상장까진 이어지지 못했다. 비슷한 이 이유로 SSG닷컴도 올해 상장 일정을 취소하고 잠정 연기했다.

본격적인 주식 침체기인 4분기에 들어서자 더 많은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했다. 4분기에만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제이오, 밀리의서재, 바이오인프라, 자람테크놀로지 등 6곳이 연달아 상장을 중단했다.

◇ 쏘카 등 올해 상장 기업들 기대 이하 성적 거둬

상장한 기업들도 주식시장 침체로 지난해만큼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심지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기업도 있었다.

지난 8월 22일 상장한 쏘카의 경우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348개의 기관이 참여해, 56대 1이라는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공모가 확정가는 2만8000원으로, 희망밴드(3만4000원~4만5000원) 상단 대비 38% 낮게 형성됐다. 공모 물량 또한 당초 계획(455만주) 대비 20%가량 줄어든 364주로 조정됐다.

상장 첫날에도 쏘카는 시초가(2만 8000원) 대비 6.07% 낮은 2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한때 주다 1만51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 주가는 2만2000원대로 조금 회복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시초가 대비 낮다.

2차전지 분리막 전문 기업으로 지난 9월 상장한 더블유씨피(WCP)도 일반 청약경쟁률이 7.25대 1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도 총759개 기관이 참여해 33.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공모가도 공모 희망밴드(8만~10만원) 하단보다 25%나 낮은 6만원에 확정됐다. 현재 주가는 4만2000원대로 시초가 대비 30% 낮은 수준이다.

지난 10월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오픈엣지테크놀로지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총322개 기관이 참여하며, 경쟁률이 44.3대 1에 그쳤다. 공모가도 희망밴드(1만5000~1만8000원) 대비 낮은 1만원에 결정됐다. 현재 주가는 8000원대로 시초가 대비 20%가량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 기대를 모았던 기업들마저 상장 흥행 실패와 상장 이후 주가 방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IPO 시장이 더욱 경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상장을 철회한 IPO 대어 중 컬리와 오아시스마켓만 구체적인 상장 계획을 가진 상태다. 이들 기업 역시 올해 아닌 내년 상장을 목표로 두고 있다.

컬리의 경우 지난 8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내년 2월 22일 안에 상장 절차를 완료해야 하는 만큼 적어도 1월 말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때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다시 예비 심사 청구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상장 철회 의사가 없다면 그날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마켓도 지난 9월 거래소에 상장 예심을 청구한 상태다. 거래소의 결정이 내려지면 예정된 절차대로 상장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11번가 역시 내년 상장을 목표를 하고 있으나, 내년 역시 지금 시장 흐름이 지속된다면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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