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레벨3' 수준의 신차 2종을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고속도로 주행에 한정되는 기능이지만 국산차 업체가 자율주행차 양산차를 본격 투입한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쏠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 중 '제네시스 G90'과 기아 'EV9'에 고속도로 자율주행(HDP) 기능이 탑재된다. 이중 제네시스 G90은 5월 출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영업일선 설명이다.
HDP는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 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쥐지 않아도 차가 스스로 거동을 제어한다. 사람의 개입 없이 앞차와 거리와 상대속도 및 차로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현대차그룹 신차에 탑재되는 HDA2에도 유사한 기능이 구현됐지만,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지 않으면 짧은 시간(약 15초) 후 경고가 나온 뒤 기능이 해제된다.
업계에서는 HDP가 미 자동차공학회(SAE) 분류 기준 레벨3 수준인 것으로 본다. 레벨3는 주행 대부분의 상황을 차가 스스로 수행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운전자가 통제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단계다.
실제 현대차그룹도 HDP에 대해 "만약 기능 고장 또는 한계 상황이 발생하면 운전자에게 제어권 인수를 요청합니다. 이때 운전자가 제어권을 인수하지 않으면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주행을 합니다"라는 설명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G90 자율주행차(가칭)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출시설이 돌기도 했다. 실제 제네시스는 HDP가 탑재된 제네시스 G90 3.5 터보, 롱휠베이스 3.5 터보 등에 대한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변경 인증을 마친 상태다. 올해 신차 판매에 돌입할 수 있는 제반 요건을 갖춘 셈이다.
기아 EV9의 경우 지난 3일 열린 현대차그룹 신년회 행사에서 상반기 투입이 공식 거론됐다.
행사에 참석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올해 출시될 EV9는 플래그십 EV 모델로서 혁신적인 기술과 우수한 상품성으로 기아 브랜드 포지셔닝 강화의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EV9이 시장 내 대표적인 플래그십 모델로서 자리매김해 이후 출시될 기아의 EV 풀 라인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송호성 사장은 HDP 탑재 외에도 EV9의 성능 및 상품구성 일부를 소개했다. 송 사장은 EV9의 특징으로 △무선 업데이트(OTA) 적용△ FoD(Features on Demand) 서비스 제공 △1회 충전 최장 주행거리 540㎞ △0→100㎞/h 5초대 △플랫 플로어(평평한 차 실내 바닥) 등 공간활용성 극대화 등을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판매하는 곳은 메르세데스-벤츠와 혼다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이들은 (자율주행 기능 활성화 시) 최고속도를 60㎞/h로 제한하지만, 현대차그룹은 90㎞/h까지 구현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국내 법규 상 자율주행차의 속도 제한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