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에서 '유업' 제외하는 방안 논의 중
단백질·대체유 등 종합식품기업 발판 마련

매일유업 사옥. 사진=매일유업 제공
매일유업 사옥. 사진=매일유업 제공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매일유업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신사업 확장이라는 과감한 선택에 나섰다. 더 이상 유제품만을 전면으로 내세우지 않고 다양한 카테고리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유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연매출은 2019년 1조3933억원에서 2020년 1조4631억원, 2021년 1조5519억원까지 늘었다. 점점 축소되는 유제품 시장에서도 꾸준히 성장을 할 수 있던 것은 단백질 식품, 디저트, 대체유, 외식 사업 등 성공적인 신사업이 바탕이 됐다.

매일유업은 2021년 10월 성인용 단백질 브랜드 ‘셀렉스’ 사업부를 매일헬스뉴트리션으로 분사시켰다. 셀렉스 매출액은 2019년 250억원에서 2020년 500억원, 2021년 900억원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에는 연간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해에는 디저트를 생산, 카페 등에 납품하던 CK디저트사업부도 분사해 디저트 전문 회사인 엠즈베이커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GS25와 ‘생크림 도넛’ 2종을 출시하며 생크림 디저트 인기를 선도했다.

식물성 음료 등 대체유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대체유는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거나 비건(채식주의) 식단을 추구하는 소비자, 건강을 찾는 중장년층에게 우유 대체 제품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2021년 9월 귀리로 만든 식물성 대체유 ‘어메이징오트’를 선뵀다. 어메이징오트와 아몬드유인 ‘아몬드 브리즈’ 등을 통해 대체유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이어나간다는 포부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3'에서 호평한 식물성 우유 아이스크림도 매일유업이 만들어 팔기로 했다. 

최 회장이 맛본 아이스크림은 단백질 생성 유전자에 미생물을 결합한 발효 방식으로 단백질 생산에 성공한 퍼펙트데이가 만들었다. 매일유업은 SK·퍼펙트데이와 함께 대체 유단백질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3자 합작법인 설립했다. 

뿐만 아니라 중식당 크리스탈제이드, 커피 브랜드 폴바셋 등 외식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진출에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매일유업은 침체된 국내 유제품 시장을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로 호주 우유분말공장을 낙점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제품 생산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2021년 1월 코리오베이데어리그룹(Corio Bay Dairy Group)이 보유한 파우더원료공장을 약 115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시제품 생산을 위해 준비 중이며, 우유분말과 분유원료인 단백질·지방 등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에 수출할 계획이다.

매일유업이 본업 외 여러 신사업을 대폭 키우는 데는 최근 심화한 저출산 문제로 유제품 시장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6년 6만5815톤이던 영유아식 국내 생산량은 2020년 2만8934톤으로 반 토막 넘게 하락했다.

매일유업의 유제품 매출 비중은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을 포함한 국내 빅3 중에서 가장 낮은  80% 수준이다. 하지만 매년 줄어드는 시장 규모와 높은 원가 등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매일유업은 하반기 중 사명에서 유업을 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침체기에 빠진 유제품 대신 단백질, 대체유 등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상황이 매일유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삼다수 판권 입찰에 참여하는 등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으며, 일동후디스는 분유 대신 단백질 제품 ‘하이뮨’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는 매일유업이 호주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추후 사명 변경까지 확정하면 해외 판로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비롯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써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돼 새로운 미래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화 된 것은 없다”면서도 “저출산으로 시장 규모는 작아지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신사업 확장 고민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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