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업계, 시니어·케어푸드 사업 강화
유업계, 디저트·단백질음료 등 타깃 넓혀

CJ프레시웨이 헬씨누리 소담한상 상품 컷. 사진=CJ프레시웨이 제공
CJ프레시웨이 헬씨누리 소담한상 상품 컷. 사진=CJ프레시웨이 제공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식자재업계와 유업계가 신사업 전략에 맞춰 기업 역량을 쏟고 있다. 식자재업계는 시니어 급식과 케어푸드(상대적으로 저작력이 약한 어르신 등을 위해 쉽게 씹고 삼킬 수 있도록 가공된 상품)로 눈을 돌려 고령화에 대응 중이다. 반면 유업계는 디저트·단백질 등 새로운 사업으로 저출산 대안 마련에 나섰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생아 수는 1만9939명으로, 1981년 월간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2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월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무려 7년 3개월 연속 전년 대비 줄었다.

저출산 여파가 이어지자 식자재업계는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케어푸드 사업을 강화하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는 2014년 7000억원대에서 2021년 2조5000억원대로 커졌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3% 성장한 생애주기별 맞춤 상품 브랜드 ‘헬씨누리’(장노년층)의 판매채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헬씨누리는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시니어들에게 특화된 맞춤형 식자재부터 서비스를 제안하는 브랜드다. 맞춤형 영양 식단 제공 서비스, 건강정보 FRESHDAY 매거진, 정기적인 교육 프로그램, 급식운영 트렌드 세미나 등을 제공한다.

복지시설, 요양원 등이 주요 판매 채널이며, 올해 초부터 기존 수도권 복지시설 중심에서 지방권으로 고객사를 늘리며 영업망을 넓히고 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국내 65세 이상 인구가 20%에 달하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대비하기 위해 헬씨누리의 브랜드 기반을 다지고, PB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 케어푸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워홈의 케어푸드 식자재 전문 브랜드 ‘케어플러스’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 로완과 시니어 대상 ‘디지털 케어푸드’를 개발하고 서울시노인복지협회와 시니어 관련 사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케어플러스의 하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14% 늘었다.

올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행하고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서 주관하는 ‘고부가가치식품기술 개발사업-식품품질안전부문’ 연구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내년 12월31일까지 공동 연구기관과 고령자의 저작 능력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해 개인별 저작 및 연하(음식을 씹어 삼키는 행위) 능력에 따른 맞춤형 식이설계 알고리즘을 개발할 예정이다. 저작 능력 개선 및 강화를 목적으로 단계별 훈련용 식품도 개발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도 지난해 매출 3조9232억원 중 케어푸드가 포함된 일반유통 사업 매출은 729억원이었다.

특히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의 메디푸드 부문 매출은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매분기 20% 이상 성장 중이다.

그리팅에서는 고령 소비자들이 흔히 겪는 질병인 당뇨에 초점을 맞춰 당뇨식단을 출시하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소비자들의 영양 상태를 점검하고 이들에게 맞춤형 영양 관리를 제공한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그리팅에서는 케어푸드 식단 개발을 위해 전문가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고령 소비자에 적합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렉스 코어프로틴 락토프리’ 광고 캠페인. 사진=매일헬스뉴트리션 제공
‘셀렉스 코어프로틴 락토프리’ 광고 캠페인. 사진=매일헬스뉴트리션 제공

식자재업계가 노년층에 주목했다면, 저출산 직격탄을 맞은 유업계는 전 세대를 타깃으로 할 수 있는 디저트·건강기능식품 사업으로 노선을 다양화했다. 우유나 분유를 먹는 아이들이 급감하면서 주력 사업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올해 초 ‘디저트브랜드팀’을 ‘디저트마케팅팀’으로 바꾸고 베이커리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20년 8월 출시한 홈타입 아이스크림이 반응을 보이면서 아이스크림 디저트 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함에 따른 결정이다.

매일유업은 단백질 브랜드 ‘셀렉스’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2021년 셀렉스 사업부를 ‘매일헬스뉴트리션’으로 분사시키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디저트를 생산, 카페 등에 납품하던 CK디저트사업부도 분사해 디저트 전문 회사인 엠즈베이커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중식당 크리스탈제이드, 커피 브랜드 폴바셋 등 외식 사업도 확장하고 있으며, 하반기 중 사명에서 유업을 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침체기에 빠진 유제품 대신 단백질, 대체유 등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은 단백질 음료, 식물성 음료, 건기식 제품 출시와 기업 간 거래(B2B) 및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론칭한 단백질 제품 ‘테이크핏’ 마케팅을 강화하고 수출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카페 경로 우유 납품, 기존 B2B 경로도 확대해 수익을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여파가 가장 큰 식자재업계와 유업계"라며 "식자재업계는 고령화 사회를 대비 시니어를 위한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유업계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요즘 주목받고 있는 단백질, 건기식 분야 등에 투자하며 해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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