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주식 보유 규모 120억, 한명당 3억 수준"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KT&G가 최근 행동주의 펀드들의 잇단 공격에 방어에 나섰다. 특히 행동주의펀드들이 요구하고 있는 KGC인삼공사 분리상장에 대해 “실익이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의 뜻을 내비쳤다. 올해 처음 반기배당 실시로, 주주 달래기에도 나섰다.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은 지난 26일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연 ‘인베스터 데이’에서 “KT&G와 KGC인삼공사 분리상장 추진은 주주가치 제고 수준에서 실익이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싱가포르 행동주의 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는 지난해 10월 KT&G에 한국인삼공사 분리 상장 등 5가지 내용이 담긴 주주제안서를 발송한 바 있다.
FCP는 KT&G에 한국인삼공사 분리 상장을 비롯해 △궐련형 전자담배 (HNB, Heat Not Burn) ‘릴’의 글로벌 전략수립 요청 △비핵심사업 정리 △잉여현금 주주 환원 △사외이사 선임 등 5가지 내용을 요구했다.
국내 자산운용사인 안다자산운용도 비슷한 시기 KT&G에 한국인삼공사 인적분할과 재상장을 비롯해 △궐련형 전자담배(HNB) 사업의 글로벌화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확보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 증대 등을 요구했다.
이들 펀드들은 오는 3월 예정된 KT&G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각각 사외이사 후보도 추천한 상태다.
하지만 KT&G는 이들이 요구하고 있는 방안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한국인삼공사 분리 상장과 관련해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일부 주주들은 KGC인삼공사가 담배사업과 함께 묶여 있어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ESG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담배사업을 하는 KGC인삼공사에 투자를 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논리다. 이에 분리상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방 부사장은 “자사 건기식, F&B 사업의 EV/EBITDA(기업가치/세전이익) 멀티플 평균은 6배 정도인데 반해, 애널리스트들이 적용하는 KGC인삼공사의 EV/EBITDA 멀티플은 7~8배로 높다”면서 “KGC인삼공사가 저평가 받고 있다는 점은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KGC 분리상장을 한다면 기대이익이 있어야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불분명한 측면이 있다”면서 “인적분할을 통한 분리상장, 그 자체는 주주가치 제고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라고 지적했다.
KT&G는 한국인삼공사 분리상장시 KT&G와의 시너지를 잃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방 부사장은 “KGC 분리상장시 예상되는 손실을 비교적 분명해 보인다”며 “면세채널 공동 교섭력, 공동 R&D, KT&G 해외 네트워크 등 KT&G와의 시너지를 상실할 우려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그는 “인삼공사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서는 KT&G의 자금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독립 상장 시 시가총액이 줄어 자본시장의 관심을 덜 받게 되고, 투자금 조달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분할시 분할비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영진들이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일각의 주장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방 부사장은 “경영진들이 회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경영진 대부분은 우리사주 형태로 장기간 보유하고 있다. 우리사주 관계 규정에 따라 공개 의무가 없어 생긴 오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EO를 비롯한 임원들의 주식 보유 규모는 120억원에 달하고 있고, 이는 임원 한명당 3억원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라면서 “임원의 보유현황에 대해선 오해가 없도록 상세히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행동주의 펀드들의 사외이사 선임 요구에 대해선 “현재 KT&G 사외이사 비중은 75%로 충분히 높은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KT&G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이처럼 반박하면서 주주들을 위한 방책을 내놨다.
올해는 자사주 매입 3000억원, 배당급 지급 5900억원 등 약 9000억원 규모를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쓰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첫 반기배당도 실시하기로 했다. 연말 배당으로 인한 배당락을 막겠다는 의도다.
반기배당의 구체적 시기와 규모는 향후 이사회 결의 직후 공시하기로 했다.
방 부사장은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도입할 계획”이라면서 “중간 배당은 회사 정관에 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6월 30일을 기준으로 해 이사회를 거쳐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내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반기 발표될 주주환원정책은 이번에 발표된 계획보다도 더 큰 규모로 추진된다.
방 부사장은 “하반기 내년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이번에 발표된 정책보다 확대된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