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미국 정부가 전기차에 이어 전기차 충전기에도 지원 조건으로 자국 내 생산 및 자국산 부품 사용을 내걸었다.

15일(현지시간) 미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는 전기차 충전기 보급 정책에 적용할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세부 규정을 발표했다.

이날부터 미국에 설치되는 미국 내 공장에서 충전기는 완제품으로 조립하고, 케이스 등 외부 설치물도 미국산을 써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새 규정에는 2024년 7월부터 금액 기준으로 충전기용 부품의 55% 이상을 미국산으로 써야 지원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 전기차 충전 인프라법을 시행하면서 지원금 75억달러(한화 약 9조7500억원)을 책정했다. 그러면서 충전기에 쓰이는 철강재, 부품, 건설자재 등의 55% 이상을 미국산으로 채울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미 교통부는 ‘바이 아메리카’의 55% 기준을 현재 충전기 제조사 및 설치업체들이 현실적으로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 1년 유예기간을 줬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백악관에서도 충전기 관련 ‘바이 아메리카’에 관한 브리핑이 진행됐다. 백악관에서는 ‘바이 아메리카’의 세부 내용과 함께 △미국 내 충전기 표준 시행  △테슬라 자체 충전소(슈퍼차저, 데스티네이션) 등의 일부 개방 △2030년까지 미국 내 충전기 50만개 설치 목표 등도 발표했다.

백악관은 한국 SK시그넷이 텍사스주에 충전기 공장을 건설 중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SK시그넷은 2023년 2분기부터 텍사스 공장을 가동, 초급속 충전기 연 1만대 양산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백악관은 “‘바이 아메리카’ 세부 규정은 미국 내 충전소 확충 및 생산을 촉진한다”며 “새로운 표준이 도입되면 어떤 차를 운행하든, 어떤 지역에서 충전하든 모든 전기차 이용자들이 불편 없이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