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1304원에 마감…연준 긴축기조에 이달 70원↑
보통예금보다 금리 높아…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부각
미 인플레 지속, 원화값 평가 절하…"환차손 가능성도"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최근 달러당 원화값이 1300원을 돌파하면서 은행의 달러예금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달러예금은 원화를 달러화로 예치한 후 약정 기간이 끝나면 원화로 환급받는 상품이다. 환율 상승으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원화예금보다 금리가 높다는게 특징이다.
23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9.00원(0.69%) 오른 1304.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달에만 70원 가량 뛴 수준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연준위원의 매파(통화긴축) 발언 등이 주요 배경이다.
환율이 오를 조짐을 보이자 고객들은 환테크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특히 달러예금은 고객이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그간 환율이 오르내릴 때마다 종종 거론돼왔다.
또 달러예금의 금리가 원화예금보다 높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이날 4대 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 원화예금 금리 범위는 2.60~4.00%, 달러예금은 이보다 높은 4.65~5.16% 확인됐다.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달러예금은 환율이 하락할 때 반등할 것을 예상한 가입자의 유입으로 잔액이 느는 경향이 있다.
4대 은행의 자료를 보면 달러당 원화값이 1444.2원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10월 말 잔액이 601억달러를 기록한 이래 그해 11월엔 674억달러, 12월엔 69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이때 환율은 반대로 1400원대에서 1200원대로 떨어졌다.
달러예금의 규모가 커진 또 다른 원인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다. 연준은 11월과 12월 기준금리를 각각 0.75%포인트,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는데, 이때 고금리 효과를 얻으려는 고객들의 유입이 늘었다는 이야기다. 금리 변동이 없었던 올 1월 예금잔액이 612억달러로 줄어든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달러당 원화값이 이달 다시 1300원을 웃돌면서 달러예금을 찾는 수요도 늘 전망이다. 은행 4곳 중 2월 잔액을 공개한 3곳의 규모는 이미 1월과 맞먹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또 환율을 끌어올릴 요인들이 심심치않게 관측되고 있다. 우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4%로 나타났다.
7개월째 상승폭이 줄고 있지만, 시장 전망치(6.2%)를 상회한 수준이다. 게다가 곳곳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긴축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환율을 상승시킬 요인 중 하나다.
국내에선 은행의 달러예금 금리가 지난달 4%대에서 이달 5%대로 인상됐다. 또 은행들은 외화정기예금 신규 고객에게 금리할인, 환율우대를 제공하는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다. 환테크 고객의 이목을 끌만한 환경이 국내에서도 갖춰진 셈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처럼 강달러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는 일시적 현상이다"라며 그 이유로는 △2분기 미 연준의 금리인상 불확실 해소 △미 연준과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차별화 완화 △주요국 신용 스프레드 안정세 △유로존·중국 경기 반등 모멘텀을 꼽았다.
그러면서 "강달러 현상이 재연되기 보다는 점진적으로 약세 전환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과거 달러예금엔 거의 제로에 가까운 금리를 붙였다"면서 "그러나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상품금리도 함께 뛰었다. 현재는 '환테크족'의 주요 재테크 수단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달러가 주식, 코인에 비해 안정적인 자산이긴 하지만, 금융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현 상황에선 자칫 환차손이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 "은행들은 상품설명서를 통해 이러한 손실 발생 가능성을 설명해오고 있다. 이를 먼저 숙지·감안해야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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