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 소비 약화에 성장 둔화…취업자수 증가폭도↓
물가 상승률은 3.6% 관측…기저효과·압력약화 등에 둔화
물가 안정 중점 두고 긴축 기조…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사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보다 소폭 낮췄다. 수출 감소세, 소비 회복 약화 등으로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행은 23일 '통화정책방향'에서 올해 우리나라는 1.6%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0.7%에 비해 소폭 낮아진 수준이다. 한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기로 했다.
한은 금통위는 우선 대외경제에 대해 성장,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이 관측했지만 고용상황이 양호하고, 에너지 수급 우려도 완화되면서 주요국의 경기침체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고 판단했다. 미국 등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는 완만해졌다고 분석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최종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 달러화가 빠르게 강세 전환됐다. 또 장기시장금리도 상당폭 반등하면서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한은은 "앞으로 세계경제,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미 달러화 움직임, 방역정책 완화 이후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봤다.
한은은 국내경제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IT경기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수출이 줄고 있고 소비도 회복 흐름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고용은 전반적으로 양호하지만, 경기가 둔화하면서 취업자수 증가폭이 줄어든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하반기 이후 중국·IT 경기 회복 등으로 국내 성장세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2월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둔화되겠다"라며 "하지만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 등으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둔화 속도가 완만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한은 금통위는 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해 11월 전망치 3.6%를 소폭 하회하는 3.5%로 전망했다. 이어 "향후 물가는 국제유가·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폭, 파급영향 등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한은은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 "국내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