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 양천갑 당원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한 김기현(오른쪽)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5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 양천갑 당원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한 김기현(오른쪽)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후보와 김기현 후보가 대통령실 비방 단톡방(단체대화방) 사건과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결선 투표 등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음에도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참여한 단톡방에서 김 후보 지지와 저에 대한 비방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이 일의 전모가 드러날 때까지 당대표를 뽑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철저한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며 “헌법 7조의 공무원 정치 중립을 어겨 전직 대통령도 대법원에서 2년 확정판결을 받은 엄중한 일이다. 공직선거법 위반도 엄격하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어 “날마다 새롭게 드러나는 김 후보의 부동산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기 전에는 당대표로 뽑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종철 안 후보 캠프 수석대변인도 같은날 '주권자(主權者)로서 당원의 명령을 내려주기를 바란다'는 논평을 통해 “안 후보를 깎아내릴 때는 계속 나서던 대통령실이 자신의 '치명적 잘못'에는 조용하다”면서 “김 후보의 '치명적 의혹'이 제기됐을 때는 가히 번개처럼 입장을 내 기자회견까지 하던 선거관리위원회도 쥐 죽은 듯 조용하다”고 비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우리 당원들은 지난 당 대표 선거 기간 많은 낯선 상황들 속에서 많은 부조리함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며 “그 낯섦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당원들이 해주리라 믿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치는 올바름을 추구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모리배 같은 행동할 때 국민들이 바로 잡아주어야 바꿀 수 있으며 건강한 정치가 생명력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서 “국민의힘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1년밖에 남지 않은 총선을 어떻게 준비해서 어떻게 승리할 수 있을지 그래서 거대 야당에 발목 잡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족쇄를 끊어내고 어떻게 '일대 개혁의 윤석열 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그것만 가지고 부디 온당한 판단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김 후보는 이날 부산 사하을 당원협의회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제가 된 논란과 관련해 “공무원이라도 단체 채팅방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자세한 사실관계를 잘 모르겠지만 공무원이라 하더라도 단체 채팅방원으로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가입해 있다는 사실만으로 시비를 걸 수 있는 상황은 아닐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조금  더 사실관계 조사가 이뤄져야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전당대회 소감과 당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요청받은 데 대해서는 “전당대회 진행 과정에서 같은 당내 후보들끼리 과도한 비방이나 가짜뉴스 흠집 내기가 너무 심했다는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기현은 당의 연대와 포용과 탕평을 통해서 원팀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고 제가 만약 당 대표가 되면 그렇게 당을 대통합으로 원팀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시관 김 후보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이날 '어깃장과 몽니로는 당 대표가 될 수 없다'는 논평을 내고 “안 후보의 어깃장이 경선 막판까지 이어진다. 경쟁 후보 네거티브를 넘어 대통령실을 탓하고, 공정경선 관리에 애쓰는 당 선관위를 때린다”며 날을 세웠다.

김 수석대변인은 “어제는 조건 없는 단일화를 강조하다가 '왜 대가를 주지 않느냐'며 느닷없이 단일화 청구서를 내밀고 오늘은 '1차에서 대표를 뽑아서는 안 된다'며 당원을 윽박지른다”면서 “나라와 당을 혼란에 빠뜨려서라도 자신은 살겠다는 정치는 세상 둘도 없는 이기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 후보의 2차투표 호소는 사실상 홀로서기 포기선언이다. 자신이 그렇게 비아냥댔던 '연대'에 기대겠다는 이중적 사고가 여실히 드러난다”며 “1차에서 압도적인 승리로 '단단한 지도부'를 구성하고 더 이상의 극심한 흑색선전과 혼란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당원들의 절실한 바람과 정면충돌하는 몽니”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이겨보겠다는 절박한 속내야 미루어 짐작이 가지만 정치공학적 논리에 바탕한 비민주적 발상일 뿐이다. 후보들은 당원분들의 자유의사에 따를 표 행사에 겸허히 따라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당원의 마음이 떠난 상황에 대해 누군가를 탓하고 희생양을 찾는 것은 올바른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며 "진심을 담았다는 편지의 속살이 선동과 몽니로 가득하다는 당원들의 지적을 되새겨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이어 "선거가 끝나면 우리는 다시 하나가 돼야 한다. 자기 정치가 안 된다면 자폭 정치라도 하겠다는 독선주의에서 빠져나와 '대세는 기울었다'는 불편한 진실을 수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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