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벤틀리와 롤스로이스 등 초고가 자동차 브랜드의 본사 경영진이 잇따라 한국을 방문한다. 주요 시장으로 부상한 한국을 직접 점검하기 위한 행보다.
8일 애드리안 홀마크(Adrian Hallmark) 벤틀리 회장 겸 CEO는 서울 청담동 소재 ‘벤틀리 큐브(Bentley Cube)’ 개장 행사에 참석했다. 에드리안 회장은 본사 이사회 임원 4인과 함께 방한했다. 에드리안 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벤틀리 큐브’는 브랜드의 새로운 콘셉트 디자인 ‘컨템포러리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세계 최초의 플래그십 전시장이다. 추후 글로벌 전시장의 기준이 될 디자인을 한국에서 최초 공개했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쏠린다.
이날 애드리안 홀마크 회장은 “한국은 글로벌 럭셔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나라로, 서울에 벤틀리 큐브를 처음 개장한 것은 벤틀리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벤틀리에 이어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Torsten Müller-Ötvös) 롤스로이스 CEO가 이 달 중 한국을 방문한다. 주요 시장으로 자리매김 한 한국을 점검하고 직접 메시지도 전달하기 위해서다.
생산지연에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 럭셔리카 시장의 수요는 탄탄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한국서 각각 775대와 235대 판매고를 올렸다. 전년 대비 각각 53.2%와 4.0% 증가한 수치다.
롤스로이스의 경우 지난해 성장폭은 업계 평균보다 낮지만, 최근 몇년 간 성장세는 꾸준하다. 2019년 161대였던 롤스로이스 판매대수는 2020년 171대, 2021년 225대로 성장하며 ‘연 200대’를 넘어섰다. 주문제작 특성 상 출고기간이 길다는 점, 차 가격이 수억원을 호가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규모다.
벤틀리 역시 매년 국내 판매기록을 경신하며 그룹 내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벤틀리는 ‘벤틀리 큐브’ 개장 이전에도 지난달 27일 전세계 단 18대만 생산된 주문제작 한정판 ‘벤틀리 뮬리너 바투르’를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한 바 있다. 바투르는 대당 가격이 25억원을 넘지만, 공개 전 이미 완판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벤틀리나 롤스로이스 등 초고가 차량의 판매는 경기와 무관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수입차 대중화’ 시대란 말이 나올 정도로 수입차 자체가 특별함을 주기 어려워진 지금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일부 수요층을 중심으로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