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해온 국내 업계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로 중국에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4일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7조2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원통형 배터리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원통형 배터리 공장에 4조2000억원을 들여 27GWh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고 3조원을 투자해 16GWh 규모의 파우치형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내용이다.
올해 착공을 시작해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ESS LFP 공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독자 개발한 파우치형 LFP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다. ESS 전용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의 ESS 전용 LFP 배터리·시스템이 에너지 밀도와 SOC(State Of Charge) 정밀도 등에서 경쟁사 대비 강점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LFP 배터리는 국내 기업들의 주로 생산해온 삼원계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낮은 원가로 가격 경쟁력이 높고 성능도 개선되고 있어 전기차를 생산하는 완성차 업계의 채택 비중이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배터리 기업인 CATL 등 중국 기업들이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 LFP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각국의 신재생 에너지 관련 정책 지원에 따라 급성장이 예상되는 ESS 시장에서 LFP 배터리로 반격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 규모는 2021년 14.1GWh에서 2030년 159.2GWh까지 10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지난 12~16일 중국으로 출국해 직접 LFP 배터리 전략을 챙겼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중국 난징 공장 일부 라인을 ESS용 LFP 배터리 생산 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은 현지에서 해당 생산라인 전환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3’ 박람회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LFP 배터리셀과 해당 셀이 탑재된 전력망과 주택용 제품 등을 전시했다.
SK온 역시 인터배터리 2023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하이니켈 배터리를 통해 축적한 소재·전극 기술 적용해 영하 20도 저온 상황에서 약 50~70% 수준으로 에너지 잔량이 급감하는 LFP 배터리의 단점을 70~80% 수준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SK온은 코발트를 뺀 코발트 프리 제품과 각형 배터리에 LFP까지 더하면서 주된 경쟁 무대인 전기차 시장에서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품군 확대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SDI는 망간 비율을 높인 하이망간 코발트 프리 제품 등으로 기존 삼원계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취해왔지만 최근 LFP 배터리 개발 계획을 공식화 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15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취재진에게 “LFP도 중요한 플랫폼 중 하나”라며 “향후 사업의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LFP 배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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