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28일 인천 송도서 제32기 정기주주총회 개최
서 명예회장,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선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28일 오전 10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제공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28일 오전 10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서 명예회장은 최근 주가 부진에 대해 주주들에게 사과하면서, 올해 영업현장에서 직접 뛰겠다고 약속했다. 인수합병(M&A) 추진도 예고했다. 주주들의 오랜 숙원인 ‘3사 합병’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28일 오전 10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3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서 명예회장을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임기는 2년이다.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각각 정기주총을 열고, 서 명예회장을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선임했다.

서 명예회장의 복귀는 2021년 3월 “그룹을 둘러싼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경우 소방수 역할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떠난 지 2년 만이다.

이외에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혁재 제품개발부문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등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셀트리온 주주들이 28일 오전 10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셀트리온 주주들이 28일 오전 10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고성 오간 주총에…서정진 사과

서 명예회장이 복귀가 예고된 이날 주총장은 그 어느때보다 전운이 감돌았다.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해 화난 주주들이 참석해, 주총 전부터 고성이 오갔다. 일부 주주들은 머리에 ‘경영진 사퇴’ 띠를 두르기도 했다.

이에 서 명예회장은 주총 전 사과 인사말을 통해 주주들을 달랬다. 서 명예회장은 “전 경영진을 대표해서 주주분들한테 죄송하다”며 “불만들을 다 듣고 있고, 주주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총 전 27개국에 가서 업무점검을 했다”며 “지금까지는 명예회장으로 격려하러 간 것이었고, 주총이 끝나면 경영진들한테 더 강력한 지침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서 명예회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주들의 계속되는 항의에 주총은 중단되기도 했다.

주총 진행을 맡은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이 “주총이 진행되게 앉아달라”고 수차례 당부하기도 했다.

결국 서 명예회장이 다시 강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주주들에게 “의결은 하게 해달라”고 양해를 구하면서 주총은 마무리됐다.

서 명예회장은 “경영진들한테 지시하는 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라면서 “회사가 주가를 일부러 떨어뜨리는데도 아니고, 인위적으로 올리는 데도 아니다. 회사는 최선을 다해서 실적으로 답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적을 견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 명예회장은 이날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나온 공동의장 체제에 대한 불만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서 명예회장이 단독으로 의장을 맡아야된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서 명예회장은 “내 나이가 지금 67세이고 2년을 더하면 69세가 된다”면서 “내가 오래 있는 것이 바로 오너리스크”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남인 서진석 수석부사장(제품개발부문장)과 관련된 질의에는 “(서 부사장은) 서울대, 카이스트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전 세계가 실력을 인정하는 친구”라며 “서 부사장과 저는 제품 개발, M&A을 긴밀히 같이 할 예정이다. 대규모 투자는 오너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M&A‧상장 3사 합병 속도

서 명예회장은 이날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일부 주주들이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자 서 명예회장은 “올해 연말쯤 되면 우리한테 좋은 기회가 많이 올 것”이라며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 보다는 M&A가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년 전부터 현금 자산을 준비해 현재 부채보다 현금성 자산이 3배 더 많다”며 “내 개인 주식을 포함해 주식 스와핑 방식으로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박스터인터내셔널 바이오파마솔루션 사업부 인수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21일 박스터 사업부문 인수와 관련해 검토한 바 있지만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서 명예회장은 “7월 전까지는 인수 여부를 결정하기 힘들다”면서 “연말에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들의 오랜 숙원인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 계획도 언급했다.

서 명예회장은 “3사 합병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금융감독원에 진행 중인 행정절차가 올해 7월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후 금융시장 환경을 보고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빠르면 연말 합병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28일 오전 10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2기 정기주주총회 현장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28일 오전 10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2기 정기주주총회 현장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바이오시밀러·신약 개발 투트랙…“직접 뛰겠다”

서 명예회장은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함께 신약개발을 함께 키우겠다고도 했다. 바이오시밀러를 캐시카우로 활용하면서 신약개발 영역을 계속 키우겠다는 다짐이다. 추후에는 신약개발 부문을 전체 매출의 40%까지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서 명예회장은 “램시마 SC는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를 받고 있다”면서 “램시마SC는 자가 주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질을 개발하는 건 옛날이다. 이젠 플랫폼이 중요하다”면서 “mRNA 백신 플랫폼을 상반기안에 내재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중항체 신약, 입으로 먹어서 주사를 안맞고도 항체가 생기는 신약 등도 개발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서 명예회장은 “미국에서 오는 4월부터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를 론칭한다”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와 램시마SC도 출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직접 보험회사도 만나고, 도매상도 만나고 병원도 만나겠다”며 “영업 현장에서 직접 뛰면서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