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미디어텍 등 TSMC에 주문 줄여
TSMC 올해 들어 매출 성장세 완만해져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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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계에도 결국 그늘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반도체 선단 공정 수요를 이끌었던 스마트폰 시장이 좋지 않은 영향이 큰데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 TSMC에 대한 애플과 미디어텍의 주문량도 줄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TSMC는 올해 1월 한달간 2001억 대만달러(약 8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요. 2월에는 매출이 1632억 대만달러로 줄었습니다.

TSMC의 1,2월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6.2%, 11.1% 성장했습니다. 두자릿수 성장률만 보면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이 기업의 성장 보폭은 이보다 훨씬 컸습니다. 지난해 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3% 증가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지난해 12월 성장률이 20%대로 내려오면서 갑자기 속력이 크게 떨어진 겁니다. 그리고 올해 1,2월은 10%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앞서 외신에선 애플이 TSMC에 대한 주문량을 크게 줄였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웨이퍼 투입량 12만장 이상이 줄어들게 된다고 합니다.

애플은 TSMC의 전체 매출에서 4분의1 정도를 차지하는 고객사입니다. 특히 TSMC의 선단 공정에서 애플에 대한 비중은 매우 높았습니다. 반도체 선단 공정 수요에서 스마트폰용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TSMC의 월별 매출액. 사진=TSMC 홈페이지 캡처

현재 TSMC 3나노 공정 수율이 상당히 낮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5 시리즈 중 프로·프로맥스에는 애플이 설계한 'A17 바이오닉'이 들어갈 예정인데요. 이 칩셋은 TSMC의 3나노 공정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상위 10개 파운드리 기업의 매출 총합은 전분기 대비 4.6% 줄어들었습니다. 이들 기업의 합산 매출이 줄어든 것은 14개 분기만에 있는 일입니다.

업계에선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효과로 관련 반도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많았는데요. 산업계 전반에서 챗GPT 열풍이 불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스마트폰 업황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보입니다.

변수가 많은 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메모리보다 상황이 훨씬 낫긴 하지만 여기서도 주문이 많이 줄었습니다. 차세대 공정인 3나노 공정에서 의미있는 고객사를 확보했다는 소식 또한 듣기가 힘듭니다.

증권가에선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역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에서 불경기가 길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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