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기판유리 가격 두차례 인상 후 올해 급격히 올려
NEG도 가격인상 동참 가능성, 패널가격 상승 이어질 듯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미국의 코닝이 디스플레이 기판유리 가격을 20% 인상하겠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인상 폭은 세대(제품 사이즈)와 상관없이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다시 말해 TV, 스마트폰 등 어떤 완성품에 이 소재가 들어가느냐를 막론하고 기판유리 값이 모두 20%씩 오르는 겁니다.
기판유리는 1㎜ 이하 두께의 넓고 평평한 형태인데요. 디스플레이 생산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소재이지만 패널 안쪽에 들어가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고릴라글래스'와 같은 스마트폰 커버유리와는 구분됩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경우 액정을 제어하는 박막트랜지스터(TFT) 층과 컬러필터층을 만들기 위해 기판유리를 사용하는데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LCD와 마찬가지로 TFT를 만들기 위해 이를 사용합니다. 또 자체발광 유기물 층을 외부의 공기와 수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봉지유리를 씁니다. 고사양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플렉시블 OLED는 예외적으로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코닝의 기판유리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 등 전 세계 디스플레이 기업이 사용하는데요. 코닝은 2021년에도 두차례 유리기판 가격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한 번 인상할 때마다 5% 미만 수준에서 가격을 올렸습니다.
업계에선 이번 코닝의 가격 인상이 스마트폰보다는 TV 업계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위기가 강합니다. 기판유리는 TV와 같은 완성품 제조원가에서 보통 5%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가 이번 가격 인상분을 반영해 패널을 공급한다면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완성품 업체도 TV 출고가격을 높이는 문제를 고민해야 할지 모릅니다.
일본의 NEG(일본전기초자)이나 AGC(옛 아사히글래스)도 기판유리 가격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회사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NEG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19억4100만엔(약 183억원)입니다.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가 LCD 생산능력(캐파)을 줄인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데요. NEG은 LCD 기판유리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업입니다.
어쨌든 이번 코닝의 기판유리 가격 인상으로 전 세계 디스플레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높아졌습니다. 관련 기업은 패널 공급가격을 높여 수익성 개선을 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특히 LCD의 경우 당분간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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