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모드로 '막대기처럼 얇게'
펼치면 태블릿 대화면 나타나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보행 중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최근 나오는 스마트폰은 한 손으로 잡기가 특히 불편한데요.
보행 시에는 지휘봉을 쥔 것처럼 잡고 있다가 카페에선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가 나오면 어떨까요. 그다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기술 방향성을 담은 특허를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출원했다는 소식입니다.
접었을 때는 막대기처럼 폭이 좁아지지만 좀 더 펼치면 한 손에 잡히는 스마트폰이 됩니다. 좀 더 펼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 중간 단계인 패블릿, 그 다음은 태블릿 모드로 전환됩니다.
4가지 모드는 바로 △밴드 △폰 △패블릿 △태블릿인데요. 밴드 모드는 손목에 감는 웨어러블 형태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기의 가로 폭이 매우 좁아져 보행 중 전화를 받거나 메시지를 확인할 때 손에서 놓칠 위험은 거의 없을 것 같네요.
"스마트폰은 한 손 조작이 가능해야 한다."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이렇게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오늘날 스마트폰은 6인치 이상의 대화면이 대세가 된 지 오래입니다.
애플이 2007년 출시한 아이폰 1세대가 3.54인치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기가 너무 커진 것이죠. 당연히 한 손 조작도 어려워졌습니다.
삼성전자가 출원한 특허를 보면 폰 모드는 바로 한 손 조작을 위한 것입니다. 보행 중 제품을 한 손에 쥐고 있다가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발신하는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스마트폰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를 좀 더 펼치면 패블릿 크기로 커집니다. 과거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대화면처럼 말입니다. 패블릿 모드를 이용할 때는 양손 조작을 해야 합니다. 웹서핑이나 간단한 문서 작업, 유튜브 시청 등에 적합할 것 같은데요.
현재 패블릿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제품 크기에 대해선 정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하지만 대화면 스마트폰도 보통 7인치를 넘기지 않는 것을 볼 때 6~7인치대가 될 것 같은데요.
여기서 화면을 더 펼치면 태블릿처럼 쓸 수 있습니다. 제품을 바닥에 내려놓을 수 있는 환경에서 문서 작업이나 게임 등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물론 태블릿 모드는 양손 조작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Z 폴드4'의 내부 디스플레이 크기는 7.6인치였는데요. 만약 삼성전자가 실제로 제품을 출시한다면 이보다 큰 화면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를 거쳐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데요. 이같은 콘셉트의 제품이 실제 출시된다면 새로운 수요를 일으킬지도 모릅니다.
한 손 조작이 가능한 스마트폰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멀티미디어 경험과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과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패스트 팔로워'라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애플이 혁신을 주도하면 삼성이 이를 따라간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사업에서 '퍼스트 무버'라는 평가를 받을 날도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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