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이사회 “경영 정상화 통한 KDB생명 매각에 적임자”

KDB생명, 임승태 대표이사 취임/제공=KDB생명
KDB생명, 임승태 대표이사 취임/제공=KDB생명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임승태 KDB생명 대표가 취임했다. 신임 대표의 최대 미션은 아이러니하게도 ‘매각’이다. KDB생명 사장의 임기가 통상 4년이지만, 매각에 실패한 최철웅 전 대표는 3년만에 회사를 떠났다. 임 대표 역시 매각 작업이 시원치 않을 경우 연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임 대표가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나서기 위해서는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당장 다음달 도래하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도 부담이다. 상환할 경우 자본잠식이 우려되고, 차환하게 되면 남은 5년간 지금에 두배 이상의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임 대표가 KDB생명의 경영 정상화와 함께 매각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의 신임 사장으로 임승태 대표가 취임했다.

임 대표는 한국 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간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경제학 석사, 중앙대학교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23회 행정고시 합격 후 공직에 입문한 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역임했다.

KDB생명 이사회는 “임 사장은 정책 금융 전문가로서 금융·보험 시장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며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KDB생명의 매각을 비롯한 여러 현안과 복합 위기 상황에서 회사의 발전과 지속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이다”라고 평가했다.

임 대표는 “KDB생명의 경영 정상화라는 최종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고 임직원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셰르파(Sherpa)’와 ‘치어 리더’ 역할을 하겠다”면서 “목표와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장애물은 없는지 진전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단기 과제의 성공적 수행이 중장기 목표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CEO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IFRS17 및 K-ICS 도입에 따른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 관리, 자본 확충, 매각을 위한 경영 정상화 등 세 가지 필수 과제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전 임직원이 한마음 한 뜻으로 민첩하고 능동적으로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임 신임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KDB생명의 매각이다. KDB생명은 그동안 4번의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았고, 현재 5번째 매각에 도전 중이다. KDB생명 대표의 임기는 통상 ‘2+2’로 4년 정도다. 안양수 사장이 2015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근무했고, 정재욱 사장도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근무했다. 하지만 매각에 실패한 최철웅 대표는 3년만에 회사를 떠났다. 임 대표 역시 매각작업이 시원치 않으면 연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결국 연임을 위해서는 경영 정상화를 통한 매각이슈를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KDB생명의 순이익은 1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163억원 대비 973억원 급증했지만, 보험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급여력(RBC)비율은 171.06%로 전분기 199.62% 대비 28.56%포인트 떨어졌다.

문제는 자본잠식이다. 지난해 3분기 KDB생명의 자기자본은 6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9953억원 대비 38.9%가 줄었다. 채권이익 비중이 큰 기타포괄이익은 4143억원 적자 영향이다. KDB생명은 자본은 자본금 4743억원과 신종자본증권이 2129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신종자본증권은 다음달 상환을 앞두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함께 가진 하이브리드 증권으로, 갚아야 할 빚이지만 만기가 길고 차환을 조건으로 발행되기에 보험업법상 자본으로 인정돼 그동안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수단으로 활용됐다. 신종자본증권은 보통 만기가 30년이지만, 5년 경과 후 발행사가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명목상으로는 5년 경과 후 발행사가 조기상환 여부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지만, 투자업계에서는 관행적으로 최초 조기상환 도래 시점을 해당 증권의 실질적인 만기로 인식하고 있다.

통상 신종자본증권은 자본건전성 유지를 위해 콜옵션 상환과 동시에 차환한다. 문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금리다. 최근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높아진 만큼 신종자본증권 발행 금리도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KDB생명의 자본 정상화를 위해서는 산업은행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임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50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KDB생명의 대표이사를 맡게 돼 영광스러운 마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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