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23년 만에 민영화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디데이’(D-day)를 확정지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26일 전원회의를 연다. 공정위는 이날 한화와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최종 심의한다. 전원회의에는 공정위원장과 부위원장, 상임·비상임위원 9명이 참여한다.
공정위는 지난 18일 한화에 기업결합 관련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뒤 곧바로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했다. 통상 심사보고서 발송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의견 준비·제출 기간을 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사 의견을 두고 공정위와 한화 간 이견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화로선 지난해 12월19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접수한지 4개월 만에 인수를 목전에 둔 것이다.
양사의 결합은 조건부 승인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화가 그룹 내에 방산업체들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군함을 제조하는 HD현대중공업 등 다른 조선업체들과 거래할 때 가격‧기술 정보를 차별적으로 제공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감안되는 것이다. 즉 군수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한화를 견제하는 조치다. 공정위는 승인 후에도 한화가 이 같은 조치를 잘 지키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한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특수선 건조력과의 시너지에 기대를 건다. 이를 토대로 육·해·공 방산 산업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한화의 방산 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한화디펜스에 이어 최근 한화방산을 흡수합병하면서 방산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김승연 회장이 꿈꿔온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신성장동력의 핵심인 에너지 사업도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NG(액화천연가스), 암모니아, 수소, 풍력 등 한화의 에너지 사업 밸류체인 전반에 대우조선해양의 해양 플랜트 운반 관련 기술이 더해져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컸다”면서 “이를 계기로 국내 방위산업이 내수시장을 탈피해 수출형 산업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