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5곳 1분기 영업익 합계 1조1235억원...전분기 比 317%↑
증시 변동성 높고, 부동산PF 우려 여전...아직 안심하기는 일러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증권가에 오랜만에 훈풍이 불고 있다. 증시 활성화에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1분기 호실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 합계는 총 1조1235억원으로 예상된다.
1분기 예상 실적은 지난해 4분기 2384억원과 비교해 약 371%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이들 증권사의 연간 영업이익 합계가 3조1373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분기만에 지난해 영업이익의 36% 가량을 확보한 셈이다.
증권사별로는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한국투자증권의 실적 개선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142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은 올 1분기 2548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또 삼성증권이 전분기 269억원에서 올 1분기 2395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도 각각 1100억원, 1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의 경우 500억원 정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호실적은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와 채권 운용 부문의 이익 개선이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IB 부문 역시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 회복세가 기대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분기 대비 35% 증가한 17조6000억원까지 반등했다. 금리 인상 싸이클이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서며 은행으로 유입됐던 유동성이 흘러들어 왔다는 분석이다.
또 같은 기간 외환 거래대금도 전분기 대비 15.2% 증가했고, 특히 회사채 발행이 전분기 대비 무려 253% 증가한 3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간만에 트레이딩 부문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자이익은 지금까지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로 급감했지만, 올초 금리인상 싸이클 마무리로 조달금리가 안정화되는 등 증가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올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우려 또한 여전한다. 실적 개선을 실질적인 경상이익 체력 회복으로 해석하기다는 이르다는 것이다.
특히, 1분기 거래대금이 급증했던 이유가 이차전지, 행동주의, AI 등 특정 테마 강세에 기반했기 때문에 지속성을 예상하기에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및 실물 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충당금 적립 우려도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부동산PF 관련한 리스크를 해소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절대적인 인플레이션 및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시중 유동성 축소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PF 채권은 실물 부동산 경기에 연동돼 있고, 담보 물건의 완공이 임박한 시점에서 부실화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장기간에 걸쳐 부실이 이연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