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사업 확대와 원가구조 개선 효과
1분기 기준 역대 두번째 높은 매출 달성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전자가 기업과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 물류비와 원재료값 하락에 힘입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글로벌 경기 부진의 악영향 속에서도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의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497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조41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은 7.3%다.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액은 두번째, 영업이익은 세번째로 높았다. 특히 지난해 1분기 LG전자 영업이익에 특허수익 등 일회성 호재가 포함돼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오히려 향상됐다.
LG전자는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2배가 훨씬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했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402억원이라고 발표했다.
부문별 실적을 보면 H&A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8조217억원, 영업이익 1조188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28% 늘어났다.
H&A본부가 이 기간 거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모두 역대 1분기 최대치다. 단일 사업본부 기준 사상 처음으로 분기 1조원을 넘겼다. H&A본부 영업이익률은 12.7%다.
LG전자는 이와 관련해 "유럽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강화되는 에너지 규제에 대응하는 히트펌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고효율·친환경 제품의 매출이 대폭 늘었다"고 밝혔다.
물류비와 원재료값 하락세도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은 뒤 같은해 12월 한때 1107.09까지 떨어졌다. 올해 3월31일 기준 SCFI는 923.78을 기록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 기간 HE본부가 거둔 영업이익은 2003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오히려 7% 늘었다. 매출의 경우 3조35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4% 뒷걸음했다.
LG전자는 HE부분 실적과 관련해 "효율적인 원자재 수급 및 마케팅 비용 등 자원투입 효율성 제고를 통해 전분기 대비 대폭 개선된 흑자전환, 전년 동기 대비로도 소폭 증가한 견조한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도 양호한 실적을 써냈다. 1분기 매출액 2조3865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최대치를 달성했다.
LG전자는 "VS본부 매출액은 지난해 말 80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가 순차적으로 판매물량 확대로 이어지는 데 따라 전년 동기 대비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성은 매출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고, 그간 주력해 온 안정적 공급망 관리에 힘입어 전년 동기 및 직전 분기 대비 개선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BS본부 매출액은 1조47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줄었다. 영업이익은 657억원으로 36.3% 뒷걸음했다.
LG전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전자 실적이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한 것과 관련해 '워룸(War Room)' 태스크 등의 전사적 노력이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