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가격 하락 없다" 거래선에 통보
삼성전자 감산 효과 하반기부터 반영될 듯

사진=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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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메모리 '빅3'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적극적인 생존 전략에 돌입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거나 오름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일부 제조사들은 앞으로 현재 수준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와 관련된 내용을 거래선에 전달했다.

대만 IT매체 디지타임스는 미국의 마이크론이 다음달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을 현재 수준보다 낮춰 공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유통업체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제조사와 소규모 유통업체가 거래할 때 정해지는 현물가격 하락세가 조만간 멈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D램 현물가격은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을 선언한 지난 7일 이후부터 일부 제품에서 하락폭이 작아지거나 반등이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1일 'DDR4 16기가비트(Gb) 2600' D램의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0.025달러 오른 3.235달러에 거래됐다. 1년1개월만에 가격이 오른 이 제품은 지난 27일에도 같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또한 현재보다 낮은 가격에 D램을 팔기 어렵다는 내용을 거래선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에도 D램 고정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D램 현물가격에 이어 고정가격 또한 진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10~1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고정가격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업체들이 PC, 스마트폰 등의 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할 때 정해지는 가격이다. 전체 D램의 약 90%가 이같은 방식으로 거래된다. 현물시장의 경우 전체 D램 시장의 약 10%를 차지한다.

업계는 하반기부터 메모리 시장이 개선될 것이란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이어 삼성전자가 감산 대열에 합류함에 따라 이 효과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다. 이들 기업의 하반기 실적도 상반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다.

재고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재고자산(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은 54조419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3% 늘어났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은 17조182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9.7% 증가했다.

메모리 빅3가 적극적인 감산을 시작함에 따라 2분기부터는 재고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6일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든 메모리 공급업체가 감산에 돌입함에 따라 이에 따른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메모리 수요가 어느 정도로 회복될지가 관건이다. 현재와 같은 저조한 수요가 지속되면 감산을 해도 기대만큼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D램과 낸드 빗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가 모두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전날 진행한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D램 수요 빗그로스는 10% 초반 성장이 예상되며 당사의 D램 빗그로스는 시장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2분기 낸드 빗그로스는 한자릿수 중반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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