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이슈로 급등해 사실상 무자본 경영권 방어
최근 주가 조정으로 주식담보대출 반대매매 가능성
다음달부터 코스피200 편입돼 공매도 우려도 부각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금양의 주가 반등으로 류광지 회장 등 일가들이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지난 2021년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주식을 담보로 주식과 전환사채(CB)를 대량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지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2월부터 2023년 5월 18일까지 류광지 회장과 그의 일가, 그리고 그가 설립한 케이제이인터내셔날(100%)이 금양 지분 50만2507주를 매입했다. 평균 매입단가는 3만1461원으로 18일 종가(5만4000원)와 비교하면 한주당 71.6% 시세차익을 누렸다.
장내매수뿐 아니라 CB 매수를 통해서도 막대한 이익을 누렸다. 2021년 2월 케이제이인터내셔날의 자회사인 케이와이에코(100%)가 39회차 CB 116만5048주를 30억원에 매입해, 그달 바로 주식으로 전환했다. 매수자금은 모두 류 회장과 금양이노베이션의 보증을 통해 차입했다. 당시 주당 전환가액은 2575원으로 약 12억원의 시세차익을 누린 셈이다.
2022년에도 류 회장은 CB 242만6839주를 109억원에 매입해 모두 주식으로 전환했다. 이 역시 7억원을 제외한 모든 금액을 금융권을 통해 차입했다. 평균 매입단가는 4477원으로 지금(18일 종가 기준)의 주가로 환산하면 1202억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했다.
이를 모두 더하면 2021년부터 지금까지 류 회장 일가는 주가 상승으로 2053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실제로 그들이 투자한 원금은 158억원으로 이중 대부분이 금융권 차입을 통해 수익을 거뒀다.
류 회장은 금양 지분 인수시점인 2003년부터 환산하면 더 큰 수익을 누렸다. 2000년대 금양의 주가는 1000원 미만이었으며, 2021년이 돼서야 5000원 안팎으로 올랐다. 류 회장 일가는 1000원대 미만부터 자사주를 매입해와 2631만8509주(45%)를 소유하고 있다. 평균매입단가는 1467원으로 지금의 주가 대비 1384억원의 차익을 류 회장 일가가 누렸다.
이들이 지금까지 지분 매입을 위해 투자한 금액은 386억원이며, 매입한 주식 약 76.8%(2023만6606주)를 담보로 금융사에 받은 대출금액은 426억원이다. 이미 투자한 원금을 회수하고도 남았다. 주가 급등 때문에 사실상 무자본으로 경영권 방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가 조정으로 투자자들은 손실 위험에 처했다. 특히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로 인한 반대매매도 고려해야할 상황이다. 류 회장은 지난 3월 금양의 주식 8만564주를 담보로 20억원을 대출받았다. 주식담보유지비율은 150%로 3만7300원 아래로 주가가 하락하면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금양의 주가는 지난달 초순 9만원을 넘어섰으나, 최근 조정돼 5만4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주가 조정이 계속된다면 반대매매 우려를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내달 9일부터 금양은 코스피200에 편입된다. 코스피 200에 편입될 경우 공매도가 가능해져,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