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의 핵 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미시건함'이 16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해군의 핵 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미시건함'이 16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미국의 핵추진잠수함인 '미시건'(SSGN-727)이 16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전략폭격기(B-52) 4대도 괌에 배치됐다. 이는 대화를 단절하고 핵·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을 압박,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 해군의 핵추진 순항유도탄 잠수함인 미시건은 이날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1982년 취역한 미시건은 길이 170.6m, 너비 12.8m로 배수량은 1만8000톤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이다. 미시건은 사정거리가 2500㎞에 이르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50여발을 탑재할 수 있고, 243m 깊이 바닷속에서 최장 3개월 동안 잠항할 수 있다. 은밀하게 이동해 기습 타격을 가할 수 있어 미 해군의 대표 전력으로 꼽힌다.

또한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괌 앤더스 공군기지에는 B-52 4대와 폭격 기동부대(BTF) 임무 수행을 위한 병력 200여명이 배치되기도 했다. 이는 B-1B '랜서', B-2 '스피릿'과 함께 미군이 운용하는 3대 폭격기 하나로, 사거리 200㎞의 핵탄두 탑재 공대지미사일을 비롯해 최대 31톤의 폭탄을 실을 수 있다. 6400㎞ 이상을 날아가 목표물을 폭격한 뒤 복귀할 수도 있다.

미시건이 우리 군항에 입항한 것은 2017년 10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또한 B-52가 괌에 전개된 것은 2개월 만이다. 이같은 전개는 북한의 도발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주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방성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도발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면서 "적들의 그 어떤 형태의 시위성 행동과 도발에도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63일만에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군사정찰위성 탑재 로켓 발사를 제외하면 지난 4월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이후 도발을 벌이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이 시작된 뒤 김선경 외무성 부상, 군부 서열 1위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등 명의로 비난 담화·입장이 발표됐지만 국방성이 주체가 된 것은 처음이다.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만큼, 미국의 전략 자산 전개는 북한의 추가 도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미가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기로 뜻을 모으고, 연합연습을 확대하는 등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는 상황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과 미국, 일본 안보실장은 전날 북한이 SRBM을 발사한 데 대해 공동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오늘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 이러한 미사일 발사는 다수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면서 "한미일 협력이 북한의 도발로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확인하고, 북한이 지속적 도발이 아닌 외교의 길을 택해야 한다는 믿음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배가한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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