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무직노조 지난 14일 사측과 1차 임금교섭
상반기만 6조원 이상 적자…합의점 찾기 어려워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 노조의 2023년 임금 교섭이 사측과 입장차만 확인한 채 소득 없이 끝났다. 내년에도 반도체 업황이 느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임금 갈등에 대한 실타래가 빠른 시간 안에 풀리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조는 지난 14일 이천사업장에서 2023년 1차 임금교섭을 사측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올해 기본급 6.5% 인상과 함께 연간 영업이익 15% 인센티브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기술사무직 노조가 2023년 임금교섭 제시안을 조합원들에게 공지한 내용을 보면 여기에는 △생산량 달성으로만 생산성 격려금(PI) 지급 △초과이익분배금(PS) 1000% 상한 폐지 △정년퇴직자 PS 지급 △셀프디자인 제도 폐지 △하위 고과자 연봉 삭감 폐지 등의 내용이 함께 포함됐다.

노사 임금교섭을 거쳐 최종 기본급 인상률이 확정되면, 선조정분을 제외한 나머지 인상분이 지급된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 14일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경영 상황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초 진행한 임금 인상(선조정) 외 추가적인 인상은 어렵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임금 인상률 8.07%, 2022년 '5.5% + 월 기준급 10만원 정액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올해의 경우 2% 임금 인상분이 선반영된 상태다.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민주노총 산하의 기술사무직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의 이천·청주공장의 전임직 노조와 개별로 임금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기술사무직지회 소식지에 따르면 사측은 이번 사무직노조의 요구에 대해 재검토 및 수정해 다시 제안해줄 것을 요청했다.

노조는 지난 14일 임금 교섭에 대해 "회사의 일방적인 설명회 자리였다"고 주장했다.

기술사무직노조는 1차 임금 교섭 다음달 진행한 전문직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도 사측의 태도가 불성실했다며 강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조 안에는 전문직 노조 분회가 존재한다. 이들은 "요구사항을 사측이 조금의 고민 흔적도 없이 단호하게 거절해 노조를 당혹스럽게 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임금협상은 통상 7월 마무리돼왔다.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시장 전망이 어두워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6조5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거둘 것으로 관측됐다.

회사는 올해 내내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사무직노조는 오는 22일 사측과 2차 임금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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