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급등에 정비사업 곳곳서 파열음…협상 난항에 시공사 계약해지 잇따라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그 불똥이 재건축‧재개발 조합에까지 튀고 있다. 공사비 갈등으로 최근 시공사와 계약 해지 수순을 밟는 곳들이 늘고 있다.
23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인근 촉진 2-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지난 17일 임시총회를 열고 ‘GS건설 시공사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조합은 GS건설과 지난 3월 공사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GS건설은 3.3㎡당 987만2000원의 공사비를 제안했지만 조합은 공사비가 높다며 3.3㎡당 807만원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측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조합은 새로운 시공사 물색에 나섰다.
부산 동구 초량2구역 재개발조합도 시공사인 호반건설과 시공 계약 해지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호반건설이 운영비와 사업비를 지원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호반건설은 대외적인 이유로 사업비 대여를 일시 중단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사업시행인가 과정에서 저층고밀도 설계로 건축계획이 변경됐고, 이 과정에서 분양성 저하, 공사비 상승, 공사기간 연장, 금융비용 증가 등이 예상돼 사업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조합이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공사와 결별을 통보했지만 재협상에 들어간 사업장도 있다. 공사비 인상 갈등으로 시공단(GS건설·대우건설·SK에코플랜트)과 ‘계약 해지’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던 경기 성남시 산성구역 재개발조합은 기존 시공사와 재협상에 나섰다. 지난 20일까지 새 시공사를 찾기 위해 재입찰을 진행했지만 건설사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합은 지난 2016년 11월 대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을 시공단으로 선정했다. 당시 시공단이 제안한 3.3㎡당 공사비는 418만9000원이었으며, 2020년 7월 31일 시공단과 본계약 체결 당시 공사비는 445만원으로 책정됐다.
조합과 시공단과의 갈등은 올해 2월 불거졌다. 시공단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변경도급공사비로 3.3㎡당 661만2000원을 조합에 요청한 것. 인상된 공사비를 놓고 시공단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조합은 결국 지난 4월 26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시공단과 계약해지를 의결한 후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조합 측은 “이번 시공사 입찰이 유찰로 이어지면서 다시 기존 시공단과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라며 “협상이 오래 걸리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