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지수 이달 1.13% 내려…지난달 말부터 하락세
카카오뱅크, 한달 만에 8% 빠져…신한·하나도 약세
경기 침체, 정부 규제 탓…外人 "이달 4364억 팔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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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은행주가 최근 제자리 걸음을 못 벗어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경기 침체가 다시 부각되고 있고, 동시에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실적 전망, 국내 금융당국 제도 등도 주가 발목을 붙잡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601.80에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2.84포인트(0.47%) 올랐지만, 이달 1일 마감가(608.67)보다 1.13% 낮아진 수준이다. 이 지수는 지난달 23일 621선까지 상승한 이래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KRX은행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도 이달 하락세가 이어지거나 눈에 띄는 상승이 없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이달 1일 2만6250원에서 27일 2만4150원까지 떨어지며 가장 큰 하락률(8.00%)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2.80% 떨어졌으며 신한지주도 0.14% 주저 앉았다. 

특히 신한지주는 진옥동 회장이 23일 5000주(1억7000만원)를 사들였으나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주가가 뛴 종목들도 상승률은 2% 수준에서 머물렀다. 그나마 크게 뛴 은행주는 BNK금융지주로 한 달간 2.83% 올랐으며, DGB금융지주가 2.57% 뛰었다. 이외에도 △KB금융 1.60% △기업은행 1.08% △우리금융지주 1.01% △JB금융지주 0.83% 상승했다. 

은행주 정체(停滯)의 배경으로는 경기침체가 꼽히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경기침체 환경과 높아진 조달비용 하에 건전성 리스크가 존재한다"라며 "이는 금융주에 비우호적인 환경인데, 특히 은행주는 수익성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라고 했다. 

현재의 고금리·고물가에 따라 은행권에선 대출수요 위축 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 연구원은 "하반기 추가 금리인상을 가정해도 상반기 순이자마진 하락압력은 이어질 것이다"라며 "대출금리 상승효과가 일단락됐지만 조달금리 상승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지며 순이자마진 둔화추세가 지속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하락의 또 다른 요인으로는 금융당국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제도·규제다. 금리인상과 맞물려 은행의 과도한 이익추구에 대한 금융당국의 견제가 이어졌고 동시에 취약계층 지원책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이탈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과제인 청년도약계좌의 흥행도 은행주 상승을 저해하는 배경이다. 청년도약계좌는 일정한 소득이 있는 만 19~34세 청년이 최대 5년간, 7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 적금이다. 정부지원금이 더해지면 5000만원까지 모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적금은 출시 일주일 만인 26일 가입자가 76만명을 넘어서며 큰 관심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에선 청년도약계좌가 최종금리가 6% 넘게 책정되면서 '역마진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팔면 팔수록 손해기 때문에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요인들로 외국인 투자자 매도 규모는 최근 커지고 있다. 실제 외국인들은 이달 하나금융지주를 1604억원 내던졌으며, 신한지주도 1292억원 팔았다. 이어 △KB금융 803억원 △우리금융지주 535억원 △BNK금융지주 140억원 △DGB금융지주 39억원 △JB금융지주 11억원 △기업은행 1억6800만원 순으로 매도됐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은행주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의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지 않고, 평균 주가순자산비율이 0.3배를 하회하고 있다"라며 "배당성향은 크게 상향되기 어렵더라도,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실시 등으로 주주환원 기대감은 회복될 여지가 높기 때문에 지나친 비관론은 가질 필요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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