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자재값 상승…건설사 ‘이중고’
하반기 해외 대형프로젝트 발주 예상…수주 총력전 예고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주택 시장의 침체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해외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건설공사 계약액은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6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건설공사 계약액은 작년 3분기(1분기 10.7%↑, 2분기 8.8%↑, 3분기 14.0%↑)까지는 전년보다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4분기 들어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8.4% 감소했고 올해 1분기까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하반기 주택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올해 5월까지 4.1% 하락세를 보인 후 하반기에는 0.7% 추가 하락해 올해 총 4.8%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로 낙폭은 다소 개선되겠지만 하반기 내 주택시장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리스크와 자재비 상승 등 대내외적 변수가 적지 않아 당분간 건설업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수주는 2022년 229조7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정부 SOC 예산의 10% 이상이 감소하고, 주택경기 부진으로 전년 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해외건설 수주에 대한 국내 건설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이 ‘아미랄 프로젝트’를 통해 중동지역 해외 수주 쾌거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번과 4번 프로젝트 계약서에 서명했다. 사업 규모가 무려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한동안 주춤했던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 러시’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총사업비 5000억달러(656조원)의 네옴시티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반기 발주할 예정이다.
이라크 시장에 대한 국내 건설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017년 이후 이라크 정세불안 등으로 중단됐던 한국·이라크 공동위원회가 6년만에 재가동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단됐던 한화 건설부문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도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2012년과 2015년 각각 주택 건설과 SOC 건설공사를 따냈지만 공사비 미지급 문제로 지난해 10월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이외에도 대우건설은 올해 나이지리아 인도라마 비료공장과 이라크 알포 항만 추가공사 등의 수주를 노리고 있으며, 삼성엔지니어링은 화학공업 부문에서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사우디, 이라크, 베트남 등에서 해외수주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대형 프로젝트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성이 담보되고 현실성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