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가운데) 현대그룹 회장이 나드미 알 나스르 네옴 최고경영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2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네옴 전시회 로드쇼에 참석하며 현대엘리베이터의 '버티포트' 모형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정은(가운데) 현대그룹 회장이 나드미 알 나스르 네옴 최고경영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2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네옴 전시회 로드쇼에 참석하며 현대엘리베이터의 '버티포트' 모형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세계에서 가장 원대한 미래도시 건설 계획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 프로젝트’를 한국 기업들이 범국가적 사업 지렛대로 활용하게 될까.

사우디가 한국 기업들을 유혹하고 있다. 네옴 프로젝트는 사업 규모만 우리 돈으로 600조 원이 넘는 대규모 건설 계획이어서 우리 기업들이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옴 사무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사막 한복판에 서울 면적 44배에 달하는 미래 도시를 짓는 네옴 프로젝트를 주도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사무국은 전날 서울에 전시회를 열고 네옴 시티의 미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축소판을 공개했다.

나드미 알 나스르 네옴 CEO는 거대한 벽처럼 생긴 건물, 지하로 깊게 뚫린 고속철도, 도시 아래의 운하 등으로 구성된 네옴 프로젝트의 핵심 주거 공간 ‘더 라인’을 소개하며 “한국 기업들이 좋은 투자처가 될 네옴의 다양한 분야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기업 11곳은 네옴 경영진을 앞에 두고 로드쇼를 벌였다.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기업들이 참여했다.

네이버랩스와 희림건축은 스마트시티 구축 전략을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전동수직이착륙기(eVTOL)를 자동 주차·이동시키고 충전까지 할 수 있는 버티포트 인프라를 소개했다.

KT는 양자 암호체계를 기반으로 한 통신을 공개했다. 비브스튜디오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허브 시티 구축 전략을 알렸다. 이외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출입은행,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등 공기업도 참여했다.

아울러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100여 개 기업의 관계자들이 대거 전시회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건설은 물론 정보기술(IT)‧인공지능(AI)‧통신·전자·에너지 업체 관련 유수의 기업들이 ‘원팀코리아’로 뭉쳐 들썩이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범현대 기업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현대차그룹, 현대엘리베이터,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현대엔지니어링 등은 이번 행사에 대거 참석해 네옴시티 진출 기회를 적극 모색하는 모습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당시 사우디 철도청과 네옴 철도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나드미 CEO는 국내 기업 부스를 둘러보며 “모빌리티 기술이 발달한 현대차그룹이 자동차가 없는 네옴 시티에 열차 시스템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현대차를 콕 집어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네옴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한 한국 기업은 총 3곳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더 라인 내 지하터널 ‘스파인’의 첫 구간 12km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한미글로벌은 더 라인 특별 총괄프로그램관리(e-PMO)에 참여 중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올 하반기 한국 기업의 네옴 관련 수주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