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수주잔고 4조3139억원…실적 성장 기대감↑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현대로템이 지난해 폴란드향 전차 수출 ‘잭팟’을 터뜨린데 이어 올해도 방산·철도 사업에서 연이은 대규모 수주 성과를 올리며 성장가도에 올라탈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달 30일 호주 퀸즐랜드주정부가 발주한 1조2164억원 규모 ‘호주 QTMP(퀸즐랜드 열차 제조 프로그램) 전동차 공급 사업’에서 현지 철도업체 다우너와 컨소시엄을 맺고 전동차 제작 업체로 최종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해외 수주 철도 사업 중 최대 규모다.
QTMP는 퀸즐랜드 정부가 향후 10년간 브리즈번시를 중심으로 철도 운송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현지 제조를 위해 퀸즐랜드 남동부 토반리시에 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현대로템은 이번 사업에서 차량 설계와 자재 구매부터 현지 생산을 위한 기술 이전, 품질, 하자보수까지 전동차 납품에 필요한 업무 전반을 수행하며 납품될 차량은 2026년 말부터 동남부 퀸즐랜드 철도 노선에 초도 편성 투입된다.
현대로템은 해외 전동차 수주 실적과 동남아·아프리카 등지에 철도차량 생산 기술을 이전한 경험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 이번 수주를 따냈다. 2016년 시드니 2층 전동차 공급 사업을 수주하면서 호주에 첫 진출했고 2019년과 2021년에는 같은 전동차를 추가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4월에도 SR이 발주한 1조860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제작·보수사업을 수주했다. 총 14편성, 112량 규모의 신규 고속열차를 도입하는 사업으로 향후 15년 간 유지·보수사업도 담당한다.
여기에 지난달 방한한 쉬쿠라코프 바실리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제1차관이 창원 현대로템 공장을 방문하면서 현대로템이 향후 우크라이나 철도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렸다. 현대로템은 2010년 우크라이나에 고속철 90량을 수출하고 유지·보수 사업을 해왔다.
현대로템은 1990년 인도네시아에 전동차를 최초 수출한 이래 지금까지 38개국에 전동차를 공급해 왔다. 올 1분기말 기준 현대로템의 철도 부문 수주잔고는 약 8조2800억원으로 2분기 1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방산 부문에서도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지난해 4조4992억원 규모의 K2 전차 180대 수출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올해 후속 계약을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폴란드 국영방산그룹 PGZ, 산하 기업 WZM 등과 폴란드형 K2 전차(K2PL) 생산·납품 사업을 위한 컨소시엄 이행합의서를 체결, 2차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논의 중인 추가 수주 총 규모는 약 1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향 K2 전차 1차 계약분은 국내에서 생산·납품하며 추가 계약분 일부는 물량 규모를 고려해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3월 1차 계약 물량 중 5대를 폴란드에 조기 납품한데 이어 올해 28대를 인도한다. 내년에는 56대를 납품할 예정이다.
또한 폴란드 측은 현대로템이 개발하는 차륜형장갑차 도입도 타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K2 전차 등에 대한 총괄계약 당시 폴란드 구매 품목에 K808 차륜형장갑차가 포함됐으며 장갑차 공동 연구개발 등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은 K808의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로템의 올 1분기 방산 수주 잔고는 5조501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철도 부문 등을 포함한 1분기 총 수주 잔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난 14조313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올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25억원, 영업이익 69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58%, 영업이익은 121.2%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에는 매출 3조1633억원, 영업이익 147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1%, 83.8% 성장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