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1호 혁신안으로 제안한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한 추인이 당 의원총회에서 불발된 가운데, 민주당 의원 31명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제적으로 선언했다.

14일 김종민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 31명은 성명을 통해 “국민이 국회를 신뢰할 수 있는 그 첫 걸음으로 국회의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날(13일)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당 혁신위가 제안한 불체포특권 포기를 논의했지만, 당내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의원 31명은 “헌법에 명시된 불체포의 권리를 내려놓기 위한 실천으로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구명활동을 하지 않겠다”며 “본회의 신상발언에서도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어 “불체포특권 포기는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1호 혁신안”이라며 “이에 대해 당 차원에서 추가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아 민주당 의원들이 혁신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비춰지고 있다. 우리 의원들이라도 나서게 된 이유”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향후 당 차원에서 의원총회 개최 등을 통해 ‘방탄 국회’ 방지, 불체포특권 포기 등에 대한 민주당 전체 의원의 총의가 모아지기를 바라고, 동참 의원들도 추가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의원은 이날 기준, 강병원 고용진 김경만 김종민 김철민 민홍철 박용진 서삼석 송갑석 신동근 양기대 어기구 오영환 윤영찬 윤재갑 이동주 이병훈 이상민 이소영 이용우 이원욱 이장섭 조승래 조오섭 조응천 최종윤 허영 홍기원 홍영표 홍정민 황희 등이다.

민주당 내 최대 의견그룹 ‘더좋은미래’(더미래)도 이날 성명을 내고 ‘불체포특권 포기’ 의총 결의를 촉구했다. 더미래는 “지금 민주당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제 식구 감싸기’ 하는 정당, 허구한 날 계파다툼, 집안싸움 하는 정당으로 인식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하지만 13일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내용으로 하는 혁신위 1호 쇄신안이 추인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이 시점에서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검찰 정권의 부당한 영장청구, 야당의원 탄압에 대한 우려는 분명하다. 하지만 불체포특권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당의 역량을 총동원해 당당히 맞서야 한다. 국민께 한 약속의 중요성을 인식해 불체포특권 포기 의총 결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