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마지막 주 순익 발표…"가계대출 증가로 호실적"
대출금리 인하→예대마진 축소, 연체율 상승도 부담
매매평가·수수료 이익 관건…"기저효과로 개선 전망"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국내 은행들이 이달 말 상반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이 은행 순위를 결정짓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출 규모가 전체적으로 증가했지만 금리 하락으로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이자이익은 은행간엔 '대동소이'할 것으로 보여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 그룹사와 함께 이번 달 마지막 주부터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선 일찌감치 2분기에도 은행들은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가계대출의 증가세를 주요 배경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의 최근 자료를 보면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4~6월까지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엔 전월보다 5조9000억원 늘면서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고, 잔액은 사상 최고치인 106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택구입 자금수요 확대 △입주물량 증가 △전세자금대출 증가 전환 등에 힘입은 주택담보대출이 7조원 증가하면서 전체 대출을 불렸다.
기업대출은 일시상환, 대출채권 매·상각으로 증가세가 주춤했다. 은행 입장에서 가계대출은 기업대출보다 마진이 더 남는다. 따라서 기업대출이 줄더라도 4~6월 가계대출 잔액이 느는 현 상황은 2분기 은행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작년과 같은 호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지난해 이자이익 비중은 90%에 달했다"라며 "그러나 올해는 대출금리가 많이 낮아지면서 (작년과 같은) 좋은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라고 했다.
실제 은행연합회를 보면 4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 신용·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4~6월 하향세였고, 예대금리차도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은행 4곳의 신용대출 예대금리차는 1.74%~2.47%로 작년 12월 2.24~2.73%보다 낮아졌다. 또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 예대금리차는 0.54~1.28%에서 0.64~1.02%로 상단이 내려갔다. 이자이익의 정체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대출에 따른 연체율 상승도 부담이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4월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37%로 우상향세다. 1분기 충당금을 덜 쌓은 은행이라면, 2분기 연체율로 인한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 규모를 늘렸을때 실적을 깎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할수도 있다.
결국 이자이익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예대마진 축소, 충당금 추가 적립 등으로 은행 간 차이는 축소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따라서 '2분기 비이자이익이 얼마나 늘었느냐'가 실적 시즌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일례로 1분기 하나은행은 매매평가익,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113% 증가하며 97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5.5% 증가한 수준으로 신한(9315억원), 국민(9315억원)보다 많은 순익을 냈다. 하나은행이 상반기까지 순이익 1위를 이어갈지에 대해서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또 금융당국은 은행의 이익 중 비이자이익(외환수입 수수료, 펀드·방카판매 수수료 등)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시각을 견지해왔고 은행도 관련 사업을 시도하거나 준비해왔다. 이 결과로 업계에서는 발표 예정인 2분기 비이자이익은 1년 전에 비해 늘어날 것이라고 대부분 보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기저효과라,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금융당국-은행의 노력이 2분기 이후 추가로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1년 전만 하더라도 영업점에선 펀드·방카슈랑스 등 비이자이익 관련 영업을 적극적으로 할 수가 없었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시황이 좋지 않았고 고객의 니즈도 많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해도 펀드·방카슈랑스의 영업환경이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1년 전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나아졌고, 여기에 은행 비이자이익 비중을 늘리고 금융-비금융 사업모델을 늘리겠다는 금융당국의 시그널이 어느정도 효과를 냈다면 이에 따른 이익도 개선되지 않을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