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C가 탑재된 전기차 배터리 플랫폼 모형. 사진=두산
PFC가 탑재된 전기차 배터리 플랫폼 모형. 사진=두산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동력원인 배터리관련 소재 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에 기존 배터리 제조사 외에도 여러 국내 기업들이 먹거리를 찾아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두산은 신사업인 전기차 소재 PFC로 일본, 유럽, 북미 등 지역에서 약 5000억원의 누적 수주액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PFC는 전기차 배터리 최소 단위인 셀을 연결하는 소재로 배터리·도어·시트·루프 케이블 등에서 사용되는 와이어링 하네스(구리 전선) 대비 무게와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대체재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기차용 와이어링 하네스 시장은 2026년까지 약 8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앞서 두산은 지난해 베트남 하이정에 PFC 생산라인을 구축해 제품을 양산하고 있으며 생산량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확대하기 위해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PFC 매출 목표는 2024년 500억원, 2025년 1000억원으로 설정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수율 개선과 원가절감, 적시 물량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중 주목받는 다른 분야는 동박이다. 구리를 얇게 펴 만든 막으로 배터리 핵심 구성요소인 음극재를 감싸 전류를 흐를 수 있게 한다. 두께가 얇을수록 배터리 무게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SKC의 2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는 지난달 28일 일본 도요타그룹 도요타통상과 북미 지역에서 동박을 생산·공급하기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2025년부터 북미 지역의 배터리 생산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동박 시장을 공략하고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SK넥실리스는 연간 동박 생산능력을 약 5만2000t에서 2026년 25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정읍공장을 연산 5만2000t 규모로 확장한데 이어 올해 연산 5만t 규모의 말레이시아 공장 상업 가동을 앞두고 있다. 또한 SKC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지난해 연간 5만t 규모 폴란드 공장을 착공했고 북미 지역에 추가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출범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달 4일 간담회를 통해 동박 사업에서 올해 수주 잔고 15조원, 2025년 20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하이엔드 동박 No.1’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국내 최초로 동박 국산화에 성공한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범용 동박부터 초극박·고강도·고연신을 동시 만족하는 하이브리브형 제품군까지 생산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으로 글로벌 배터리 기업의 하이엔드 동박 수요에 적기 대응하고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량을 연간 9만t 규모로 확대하기 위해 증설을 진행 중이며 내년 초 본격 양산을 시작한다. 스페인 카탈루냐주에도 연산 2만5000t 규모의 신규 공장을 짓고 있으며 북미 신공장 건설까지 추진해 2027년 연 생산능력을 23만t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최근에는 프랑스 스타트업 엔와이어즈와 지분투자 계약을 맺고 차세대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재 기술 확보에도 나섰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외에도 롯데그룹 화학군 계열사들은 배터리 소재 시장을 동시 공략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분리막용 PE, PP 생산과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을 건설 중이며, 롯데알미늄과 롯데정밀화학은 각각 양극박, 동박(솔루스첨단소재 지분투자)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1966년부터 알미늄박 등 포장 소재를 만들어온 롯데알미늄은 2차전지용 양극박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2020년 안산1공장의 양극박 생산라인 증설을 완료했으며 지난해 7월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에 연산 1만8000t 규모의 양극박 공장을 준공했다. 또 미국 켄터키주에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연산 3만6000t 규모의 양극박 생산기지 공동투자를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은 자회사 케이잼을 통해 올해 1분기부터 동박 공장을 가동, 배터리사에 시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당초 목표 생산량은 연 1만3000t 규모였는데 2025년 착공 예정인 1차 증설을 통해 3만t 규모의 연간 생산량을 확보하고 2차 증설을 통해 2027년까지 생산능력을 6만t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정밀화학이 투자한 솔루스첨단소재도 2026년까지 유럽 헝가리 공장에서 연간 10만t을 생산하고 올 하반기부터는 당초 1만8000t으로 계획했던 목표 생산량을 2만5000t으로 확대한 캐나다 공장을 통해 북미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이 양·음극재를 비롯한 전기차용 2차전지 핵심 소재 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대표 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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