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삼성전자 HBM 점유율 전분기 대비 줄어
SK하이닉스, 엔비디아 HBM3 수요 힘입어 특수 집중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공급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를 주요 고객사에 납품해야 전체 HBM 점유율에서 의미있는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3를 넣고 이를 패키징까지 하는 서비스의 기술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가 GPU의 핵심 부품인 HBM3를 공급하고, 이를 2.5D 패키징 기술 ‘아이큐브’로 마무리하는 구조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GPU 제조업체에 HBM만 공급하고, 패키징은 주로 대만의 TSMC가 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로부터 품질 평가를 통과하면 내년 HBM 시장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한 시장조사업체에선 지난달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이 "삼성의 HBM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이라고 말한 것이 무색하게 2분기 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60%로 보고 있다. 이 기간 SK하이닉스의 HBM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는 전분기 대비 약 80%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가 HBM2 비중을 줄이고 HBM3에 큰 힘을 실으면서 나타난 결과다. 반대로 2분기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은 전분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력은 HBM2로, HBM3 양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HBM 가운데 HBM3는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6월 HBM3 양산에 성공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AMD 모두에 HBM3를 공급하고 있다.
TSMC는 CoWoS(칩온웨이퍼 온서브스트레이트)라는 2.5D 패키징 기술을 통해 8단으로 쌓은 SK하이닉스의 HBM3를 GPU와 함께 패키징한다. 여기에는 5세대 CoWoS가 적용된다. 올해 TSMC는 12단 HBM3부터 6세대 CoWoS 패키징을 사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HBM 공급을 크게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라며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서버에 들어가는 HBM으로 큰 특수를 누리면서 삼성전자는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HBM3를 본격 양산하기 시작하면 SK하이닉스와의 점유율 격차도 좁혀질 수 있다. 일각에선 내년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이 SK하이닉스와 대등할 정도로 올라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선 내년 HBM 시장 성장률이 올해보다 클 것으로 전망한다. AI용 GPU 수요 또한 올해부터 2025년까지 큰 성장세를 보이다가 이후부터 차츰 누그러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전 세계 HBM 시장이 연평균 40~4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