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 공급처 찾기 어려워 가격 낮춰 대응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 속 자급자족 전략

중국 우한에 있는 YMTC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YMTC 제공
중국 우한에 있는 YMTC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YMTC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중국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빠르게 뒤쫓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YMTC는 지난 6월께부터 자사의 232단 낸드플래시가 들어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판매를 본격화했다.

여기에는 이 회사의 엑스태킹(Xtacking) 3.0 아키텍처로 구동되는 X3-9070 트리플레벨셀(TLC) 3D 낸드플래시가 탑재됐다. X3-9070는 YMCT의 4세대 3D 낸드로 전 세대보다 성능이 50% 향상된 점이 특징이다.

YMTC는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 속 자급자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자국산 장비를 활용해 첨단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YMTC에 장비를 공급하는 노라테크, AMEC 등의 지난해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232단 낸드 기반의 SSD를 판매하기 위해선 중국의 SSD 컨트롤러 개발업체와 손잡았다.

지난해말 YMTC는 계획했던 192단 낸드 양산을 중단하고,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으로 계획을 수정한 바 있다. 업계에선 128단 낸드 기술에서 바로 200단대로 넘어가는 것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술 전환에 성공했다.

낸드 기술에선 기본 저장 단위인 셀을 수직으로 높이 쌓는 것이 중요하다. 적층 단수가 높을수록 좁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YMTC는 200단 이상의 3D 낸드플래시를 업계 최초로 양산했다. 다만 미국의 제재로 중국 기업들이 핵심 부품·장비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서 YMTC가 232단 낸드를 얼마나 양산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YMTC 등 중국 반도체 기업 36곳을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했다.

현재 YMTC의 232단 낸드가 들어간 SSD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업계에선 낸드플래시 평균공급가격이 지금과 같이 떨어진 데는 YMTC에 일부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 기업 외 고사양 낸드 공급처를 찾지 못한 YMTC가 내수 시장에서 낸드 가격을 크게 낮춰 제시했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선 미국의 제재와 함께 낸드 시장 악화로 YMTC가 당분간 점유율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 시장에서 YMTC의 점유율은 3.2%를 차지했다.

1위는 삼성전자로, 1분기 글로벌 낸드 시장의 34.3%를 점유했다. 뒤이어 △키오시아(19.5%) △웨스턴디지털(15.9%) △SK하이닉스(15.1%) △마이크론(10.9%) 순이다. 6위는 YMTC다.

대만 IT전문매체 디지타임스는 "YMTC가 중국의 SSD 브랜드, 중국 SSD 컨트롤러 개발업체와 협력해 232단 3D 낸드 기반의 SSD를 출시했다"면서 "두 달 전 YMTC의 X3-9070가 탑재된 SSD가 판매된 후부터 낸드 평균가격이 급락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