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판구조→벽식구조 둔갑…입주민 불안 가중
건설업계 “장점도 많은 무량판 공법 문제없다…과도한 불안감 확산 막아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하수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철근누락 사태가 불거진 이후 민간아파트 입주민들 사이에서 보 없이 기둥으로 버티는 아파트, 이른바 ‘무량판 아파트’에 대한 공포심(포비아)이 확산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무량판 구조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과도한 불안감은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1일 한 독자의 제보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소재 준공 5년차를 맞은 A아파트에 거주 중인 B씨는 최근 아파트 관리사무소 공지 게시판에서 ‘아파트 동에는 벽식구조, 지하주차장에는 라멘구조(기둥식)로 건축했다’는 글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가 시공사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관리소 안내가 잘못됐고, 단지 주동은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게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관리사무소에서도 관련 공지가 내려간 상황이다.
B씨는 “분양할 때 층간소음이 적은 무량판 구조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게 생생한데 최근 이러한 구조의 아파트들이 (안 좋은 방향으로) 이슈가 되니 주민들에게 거짓 정보를 흘리고 있다”면서 “단순히 주민 불안감만 잠재우면 끝나는 문제인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일은 A 아파트 뿐만 아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본인이 입주한 단지가 무량판 구조인지 묻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각에서는 특정 단지가 무량판이냐 아니냐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모습까지 보인다. 이는 주거동의 경우 주차장과는 다르게 무량판 구조와 벽식 구조 등이 혼합된 경우가 많아 혼란이 빚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민간 아파트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017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 188곳과 현재 공사 중인 현장 105곳 등 총 293곳이 조사대상이다.
정부는 이달 둘째 주 조사에 착수해 9월 말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가 빠르면 10월초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돼 해당 단지 입주민의 불안이 크다.
건설업계는 “무량판 구조 자체가 위험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정부가 부실시공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무량판 구조라면 무조건 위험하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강남 대장주 단지들 대부분이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아파트로 무량판 공법 자체는 문제가 없다”면서 “제대로 짓기만 한다면 다른 공법들에 비해 오히려 장점들이 많은 것이 무량판 구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검단 아파트의 경우 당연히 들어가야 할 철근이 누락됐으니 하중을 버티지 못해 붕괴가 일어난 것”이라면서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모든 아파트가 부실시공 가능성이 있다는 식의 문제 제기는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