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회 정보위서 북한 동향 보고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북한이 한미일 정상회의를 전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의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은 한미 간 대비 태세를 강화, 도발 징후가 확인되면 즉각 행동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국가정보원은 17일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북한이 한미일 정상회의와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해 ICBM 발사 등의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했다고 국민의힘 정보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전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평양 신흥동 등에서 ICBM 지원 차량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포착했다. 또한 액체 공장에서 추진체가 빈번하게 반출되는 등 ICBM 발사 징후가 계속 식별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을 포함한 합동훈련이 예상된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반기 최우선 주문 과제로 군사 정찰위성의 기술적 준비 완료를 요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9일 정권 창건 75주년의 분위기를 띄우는 차원에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지난달 27일 정전협정일 행사를 앞두고 러시아 실무대표단이 평양으로 입국, 북한과 군사협력 문제를 조율했다는 징후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 위원장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나 큰 틀의 군사 협력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노후 장비 수리를 포함한 기술 분석을 요청했으며, 러시아는 포탄·미사일 판매와 함께 연합군사협련을 제안했다고 보고했다.
이 밖에도 국정원은 이달 1일부터 이틀 동안 러시아 측 실무자가 군용기를 통해 북한을 방문한 뒤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방안 등을 협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8일에는 러시아 수송기가 평양에서 미상의 군수물자를 반출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이 속도를 더해갈 것으로 예상, 러시아 핵미사일 핵심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동향을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개최되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국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이 한미일 정상회의를 전후로 ICBM 발사 등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국정원의 보고와 관련해 "비공개로 한미 간 대비 태세가 강화되고 있고, 한미 군사 훈련도 진행되고 있다"면서 "도발 징후가 확인되면 즉각 행동할 수 있도록 대응 매뉴얼과 대비 태세를 지참해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