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주기 추모음악회 ‘평화를 위하여’ 뭉클
DJ의 저서·시·연설 등 발췌 낭송해 감동

소프라노 박소은이 17일 김대중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모음악회 ‘평화를 위하여’에서 노래하고 있다. ⓒ행복한예술재단 제공
소프라노 박소은이 17일 김대중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모음악회 ‘평화를 위하여’에서 노래하고 있다. ⓒ행복한예술재단 제공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세계적인 스핀토 소프라노 박소은(장신대 교수)이 서정적이면서도 탁월한 성량으로 남북화해와 통일을 꿈꾼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자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서거 14주기를 맞은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는 마음을 가득 담았다. 김대중 대통령이 염원했던 행복한 대한민국을 표현한 듯한 ‘그라나다’를 노래할 땐 “브라바!”가 콘서트홀을 쩌렁하게 울렸다.

박소은은 대통령이 평소 좋아했던 색상인 초록과 파랑 드레스를 번갈아 입고 민주주의와 평화의 삶을 산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전해 객석에 진한 감동을 안겼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 그를 추모하는 평화음악회 ‘평화를 위하여’가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행복한예술재단 행복한홀에서 열렸다.

문화예술법인 행복한예술재단과 해피아르떼가 개최한 이날 추모음악회는 소프라노 박소은의 추모곡 연주와 함께 김 대통령 자작시·연설 낭송회로 진행됐다.

박소은은 3년 연속 추모음악회에 출연해 국내외 가곡을 불렀고, 노래마다 문화예술을 사랑했던 김 대통령의 인생과 정치철학을 상기시켜 감동을 선사했다.

그는 1부에서 ▲얼굴(심봉석 시·신귀복 곡) ▲그리워(이은상 시·채동선 곡) ▲그리운 금강산(한상억 시·최영섭 곡), 2부에서 ▲생명의 양식(Panis Angelicus, 프랭크 세자르 곡) ▲마중(허림 시·윤학준 곡) ▲그라나다(Granada, 아구스틴 라라 곡)를 불렀다.

이어 앙코르 추모곡으로 ▲오 나의 태양(카푸아 곡) ▲우리의 소원(안석주 시·안병원 곡) ▲사랑으로(이주호 시·곡)를 노래해, 햇볕정책을 통해 화해와 번영에 기반한 평화통일을 국민들과 함께 염원한 김 대통령을 추모하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박소은은 2019년 10주기 추모 평화음악회에서 세계적인 바리톤 고성현 한양대 교수와 노래했고, 바리톤 송기창과 함께 한 2022년 13주기 추모음악회에 이어 세 번째 주역 출연했다.

김홍걸 국회의원이 17일 김대중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모음악회 ‘평화를 위하여’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행복한예술재단 제공
김홍걸 국회의원이 17일 김대중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모음악회 ‘평화를 위하여’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행복한예술재단 제공

이번 공연은 행복한예술재단이 주최하고 해피아르떼, 백가공명, 행동하는양심, 월간리뷰, 굿스테이지, 미디어피아, 한국정치경제리더십연구소가 후원했다. 특히 전석 사전 예약 초대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국회의원, 노웅래 국회의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최경환 전 국회의원,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 등 각계의 주요 인사와 미얀마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홍걸 국회의원은 추모사를 통해 “아버지 김대중 대통령은 인민군에게 잡혀 죽음의 위기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뒤 민족평화를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평화와 거리가 먼 방향으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아버지는 ‘행운의 여신은 미소띤 얼굴만이 아닌 무서운 얼굴도 다가오기도 한다’는 말을 하곤 했다. 지금 어두운 상황을 김 대통령처럼 슬기롭게 대처하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로 가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함께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악공연 중간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저서 및 시, 연설 발췌 낭송회가 열려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 대통령의 자작시 ‘인제 가면’(1982, 낭송 박강용 푸드&휴먼 CEO) ▲목포역전 유세정견발표 연설(1967, 낭송 정원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위원) ▲효창운동장 연설(1969, 낭송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 ▲장충단공원 대선 유세연설(1971, 낭송 박경수 전 불교방송 보도국장) ▲김대중 대통령 대통령 업무수칙(1998, 낭송 임혜자 광명시민권위 대표) ▲옥중서신(1981, 낭송 오성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운영위원) ▲대통령 취임연설(1998, 낭송 김원종 전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관) ▲노벨평화상 수상연설(2000, 김현숙 서양화가) ▲김 대통령 생애 최후의 연설(2009, 성경환 전 TBS 대표) 등 김 대통령이 평생 국민들에게 전했던 가장 중요한 연설과 글을 읽는 낭송회 역시 큰 박수와 함께 깊은 감동을 전했다.

또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 시민들이 주축이 된 한국미얀마연대 회원들은 군부쿠데타로 4000여명의 시민들이 사망하고, 2만4000여명의 체포, 1만9000여명이 구금된 미얀마의 반민주주의 상황을 전하며,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준 김대중 대통령과 대한민국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조모아 대표는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이면서 늘 단호하지만 자상하게 미얀마 시민을 지원하고 응원해준 김대중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며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과 헌신으로 깊은 감동을 준 김대중 정신을 발휘해 양국 시민들이 지구촌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날 음악회의 진행은 클래식음악회 전문사회자이자 오페라 및 음악회 스토리텔러로도 활약중인 정치평론가 김홍국 전 경기도 대변인 겸 행동하는양심 이사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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