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량 등 미충족 시 중도금·잔금 납입 불가…광산 불발 시 주가 악영향
투자 여력 부족으로 대규모 CB 매각…‘오버행’ 따른 투자자 피해도 우려

라이트론 박찬희 대표(왼쪽)가 지난 8월 초 엠오유마인창대광산 금석두 회장과 몰리브덴광산 지분 100% 매입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라이트론 제공
라이트론 박찬희 대표(왼쪽)가 지난 8월 초 엠오유마인창대광산 금석두 회장과 몰리브덴광산 지분 100% 매입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라이트론 제공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최근 라이트론의 몰리브덴 광산 인수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년에 걸친 긴 납입기간과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해 자칫 계약이 파기될 수 있어서다. 만일 계약이 파기된다면 그동안 몰리브덴 투자로 상승한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까다로운 잔금 납입 조건…중도 계약 파기 ‘우려’도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트론은 지난 1일 엠오유마인 주식회사 창대광산(매도인)과 국내 몰리브덴 광산 지분 100%를 100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쳬결했다. 이날 계약금으로 30억원을 납입했다. 이로 인해 주가는 인수계약 발표 전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 4일 장중 한때 6920원까지 올랐다. 이후 살짝 조정을 받으며 11일 현재 4615원이다.

하지만 해당 계약을 면밀히 살펴보면 몇 가지 눈에 띄는 조항이 존재한다. 우선 중도급 지급은 6개월간 매도인과 공동 개발하는 과정에서 △매장량 179만톤 △품위 평균 1% 이상 △채굴량 일 85톤 이상 △채굴량 월 2200톤 이상 등 조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라이트론은 매도인에게 대금을 조정해 지급하거나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잔금 지급 역시 △채굴량 일 300톤 이상/월 6000톤 이상/1년 평균 7만2000톤 이상 △품위 평균 0.4% △추가 시설 투자의 적극적인 협조 △제품 판매를 위한 매출처의 매수의향서 제공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만 한다. 이 또한 조건에 불충족할 경우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이에 앞서 라이트론은 지질탐사기관 2곳에 실사를 맡겼으며, 해당 광산의 총매장량은 179만톤에 이를 것이라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며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했다. 이 발표로 인해 이날(8월 29일) 주가는 상한가를 찍었다.

하지만 실사 발표와 달리, 본 계약상 까다로운 중도금·잔급 납입 조건에 대해 일부 투자자의 경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중도금과 잔금이 원활히 납부되지 않을 경우 몰리브덴 개발 호재로 인한 주가 상승분도 꺾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욱이 긴 납입기간도 소액투자자의 불안을 확대하고 있다. 중도금(21억원)과 잔금(49억원)의 경우 각각 계약체결일로부터 6개월과 1년 뒤 납입할 예정이다. 그사이 투자금 문제가 발생한다면 광산 인수 역시 무산될 수 있어서다.

현재 라이트론은 몰리브덴 광산 개발(100억원)뿐 아니라 사업다각화를 위해 윈텍의 12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 두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220억원 이상 투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라이트론의 6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2억원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라이트론은 운영자금과 투자금 마련을 위해 현재 자기 매입한 전환사채(CB)를 대규모 매도하고 있다. 하지만 CB 매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서, 윈텍의 제3자 유증 납입일도 9월8일에서 11월8일로 연기했다.

라이트론 관계자는 “현재 광산 매장량 및 가치에 대해 기술평가나 경제성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치이기 때문에 계약서상 보수적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며 “만일 추가 검증과 조사를 통해 사업성이 나오지 않을 경우, 회사의 경영적 판단을 통해 중도금 납부를 미루거나 그 조건을 미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투자금 마련 위해 CB 대규모 매각…‘오버행’ 우려

라이트론의 경우 앞서 두 사업의 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 7월부터 대규모 CB매각에 나섰다.

우선 케이제이코퍼레이션의 경우 8회차 CB 110억원, 7회차 CB 9억원, 6회차 CB 21억원 등 총 140억원의 CB물량을 151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아직 투자자의 사정으로 인해 잔금 납입을 이뤄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인수할 계획이다.

공진씨엔엠도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3차례에 걸쳐 6회차 CB 물량 10억원을 11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해당 CB는 인수 후 바로 주식으로 전환 가능하며, 전환가액의 경우 3352원~3521원으로, 지난 8일 종가(4820원) 대비 낮게 형성돼 있다.

이로 인해 해당 CB를 매입한 투자자의 경우 막대한 평가차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CB 인수 후 전량 전환할 경우 지난 8일 종가와 비교해 45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더욱이 케이제이코퍼레이션의 경우 자기자본이 큰 투자회사가 아니다. 지난해말 기준 자기자본은 4억원, 총부채는 55억원에 달하는 자본잠식 투자사다. 라이트론의 CB자금 마련을 위해선 다른 투자자들을 모집할 확률이 높으며, 이로 인해 CB인수 후 대규모 주식 전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케이제이코퍼레이션의 경우 인수 당시 계약서에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일체 하지 않는다’고 명시해, 단순 투자의 목적을 명확히 한 상황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권에 욕심 없이 지금 당장 전환 가능한 CB를 대규모 매입한다는 것은 주식 전환 후 시세차익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며 “케이제이코퍼레이션이 해당 물량을 인수 후 주식 보유 물량을 공시해야 하는 ‘5%룰’ 공시규정을 피해, 다시 다른 투자자에게 재매각 등 방식을 통해 나눠 전환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소액투자자의 경우 막대한 투자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현재 매각된 CB물량은 기발행주식(2720만5490주)의 15.8%에 달한다. 만일 모든 주식이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현 주가 대비 15~20%가량 낮아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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