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7개월의 오류 인정해야…대통령 결단과 용기 필요"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정 기조 쇄신을 촉구했다. 또한 여당에 걸어둔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 결자해지(結者解之)가 필요하다면서 눈물로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총질이라는 단어로 여당 내 자유로운 의견 표출을 막아 세운 당신께서 스스로 저주를 풀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자유롭게 말하고 바뀐 척 해봐야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참담한 심정'으로 기자회견장에 섰다고 밝히면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정 일체 강화'에 대한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보선에서 국민의힘은 17.15%포인트 차로 더불어민주당에 강서구청장 자리를 내줬다.
이 전 대표는 "선거 패배 이후 며칠간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검사동일체의 문화를 정치권에 이식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까지 일체의 다른 의견을 탄압해 놓고도 당정 일체가 부족한가"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지금까지 보여준 공천권자만 바라보는 구태정치로 수도권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보는 없어야 한다"면서 해병대 고(故) 채모 상병 사망 사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등 최근 현안에 대한 정부 정책 변화를 촉구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는 정책을 펼치면서 솔직하지도 못했고 논리적 귀결을 갖추지도 못했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이란, 공산전체주의와 같은 허수아비와 싸우면서 이런 문제들을 내버려 두지 말라는 강력한 주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흔히들 검사가 오류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지만, 대통령께서는 더는 검사가 아니"라며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하고,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좀 서투르면 어떤가. 대통령 선거에서 많은 것이 잘못되어 가고 있을 때, 그것을 뒤집고 승리에 도달하기까지 60일이면 충분했다"며 "우리에게 주어진 180일이면 어떤 색을 칠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의 시작은 대통령의 결단과 용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대표가 국회를 찾은 것은 지난 3월3일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한 뒤 7개월여 만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언급하면서 "많은 사람이 의견을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모든 분이 꼭 해야 할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 "민심의 분노를 접하고 나서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당은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것이 그렇게도 두려운가"라고 꼬집었다.
또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언급하며 "80이 넘는 나이의 김종인 위원장이 무릎을 꿇으면서 시작한 전라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움직임이 우리당 의원 전원의 5.18 기념식 참여라는 파격을 넘어 완전한 꽃을 피우지 못했는지 성찰하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