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나부터 민생현장 파고들것…참모도 책상에만 앉아있지말라"
김기현 "민심 여과없이 대통령에 전달…민심 천금같이 받들 것"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충북 청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충북 청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소통과 통합에 방점을 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자세를 낮추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국정기조와 소통방식의 전면적인 쇄신을 강조, 민심에 다가가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19일 김은혜 홍보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나부터 어려운 국민들의 민생 현장을 더 파고들겠다"며 "용산의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그리고 행정관까지 모든 참모도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지시 사항은 이날 오전 충북대에서 열린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를 전후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굳이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익숙한 말 외에도 국민들의 현실을 눈으로 보고 듣고 이렇게 느낀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해달라, 이를 국정운영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림 그릴 때 화첩 보고 그린 것은 '살아 숨 쉬는 그림'에 미치지 못한다"며 "직접 국민의 삶을 걸러 듣지 않고 현장에서 체험해서 국정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윤 대통령의) 평소 소신과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소신'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같은 변화는 강서구청장 보선 결과와 무관해 보이지 않아 보인다. 실제 윤 대통령은 보선 참패 이후 참모들에게 소통과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전날에는 참모들에게 "국민은 늘 옳다.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고, 지난 16일에는 "국민 소통, 현장 소통, 당정 소통을 더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지난 13일에는 "차분하고 지혜로운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같은 지시에 따라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직접 현장에 나가 여러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타운홀 미팅'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타운홀 미팅은 그전에도 국정과제 점검 회의 차 시도한 바 있다"면서 "다만 지금까지는 전문가와 교수 그리고 기업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주로 들었는데, 이번에는 주부와 청년, 어르신 같은 정책 수요자 목소리 들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소통과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야당과의 만남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단 등 3자 간 소통이 바람직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회) 상임위원장단 포함해 여야 원내대표단 만남을 제안했지만, 당시 (더불어민주당에) 긍정적 답변 받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그러나 그 당시 시도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이 여러 각계 이야기를 경청하시고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행보에 발맞춰 김 대표도 한껏 자세를 낮추며 '겸허함'을 강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과 대통령실, 정부가 경제 현안 민생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더욱 진지하게 경청하고 민심과 괴리되지 않도록 당이 민심 전달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지역별, 계층별, 세대별로 확인된 다양한 민심을 여과 없이 대통령과 정부에 직접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날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상견례한 것을 언급하면서 "윤 대통령께서 강조한 '국민은 무조건 옳다’는 말씀에 크게 공감하며 당도 더욱 겸허한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가리키는 방향이 목표가 되고 그것이 정답이라는 생각으로 당을 끌어나갈 것”이라며 “이번 강서구 보궐선거로 확인된 민심을 천금같이 받들어 철저히 국민 중심, 민생 우선의 자세로 임해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변화하고 쇄신해야 한다는 국민의 의지를 확인한 만큼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시점”이라며 “우리 당이 과연 얼마나 변화된 모습을 국민께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차분하지만 확실한 변화, 내실 있는 변화로 국민 기대에 부응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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