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6개월 만에 복귀한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취업 제한이 풀린지 약 3개월 만이다.
2일 금호미쓰이화학은 공시를 통해 대표이사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미쓰이화학 측 이시모리 히로타카 부사장과 공동대표 체제로 경영에 참여한다.
금호미쓰이화학은 1989년 금호석유화학과 일본 미쓰이화학이 50대 50으로 설립한 합작회사로 폴리우레탄 원료인 MDI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한다.
이로써 박찬구 명예회장은 지난 5월 경영진에게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지 6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돌아오게 됐다. 특히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약 3개월 만의 전격 복귀인 만큼 이목이 쏠린다.
박찬구 명예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의 4남으로 1976년 한국합성고무(현 금호석유화학)에 입사해 47년간 석유화학 업계에 몸담았다.
그는 2018년 12월 130억원 이상 규모의 배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돼 2025년 말까지 취업이 제한된 상태였으나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형 선고 실효·복권 대상에 포함되며 취업 제한이 풀렸다.
일각에서는 박찬구 명예회장의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 선임이 현재 장남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전환된 그룹 경영 복귀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 측은 그룹 내 유일한 합작사인 금호미쓰이화학 경영에 복귀한 것일 뿐 그룹 체제에는 변화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입장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금호미쓰이화학 측에서 양사 파트너십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중량감 있는 인사를 요청한 것이 이번 선임의 배경”이라며 “박찬구 회장은 30년 이상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두 석유화학 기업이 견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찬구 명예회장은 1998년 금호미쓰이화학 등기이사가 된 이후 대법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판결이 확정된 2021년까지 이사회 활동을 이어왔고 2000~2002년, 2010~2021년에는 공동대표직을 맡아 합작사 경영을 지휘했다.
금호미쓰이화학도 최근 국내 MDI 시장 확대를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내년까지 20만톤(t) 증설을 통해 연산 61만톤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연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박찬구 명예회장 특별사면 당시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앞으로 본업에 더욱 집중하며 경제를 살리는 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