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금호석유화학
사진=금호석유화학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며 이목을 끌고 있다.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신사업과 ESG경영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3일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했다.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올해 3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 시장에서 매입한 76만6633주가 대상이다.

지난해 말 금호석유화학은 향후 2~3년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25~35%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설정하고 이 가운데 5~10%를 자사주 취득·소각에, 20~25%를 현금배당 정책에 활용하겠다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각각 발표했다. 앞서 2021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315억원, 1500억원 규모로 자사주 소각을 진행한 바 있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의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고 주주의 주당 순이익이 증가하는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이다. 현금배당 확대에 자사주 소각까지 진행하면서 지난 3년간 금호석유화학의 주주환원률(당기순이익에서 주주환원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도 이전 10~20%대에서 2021년 43.7%, 지난해 42.9%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이 같은 주주친화 기조는 지난 5월 박찬구 금오석유화학그룹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면서 장남인 박준경 사장 체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가속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7월 사내이사로 선임, 12월 사장으로 승진한 박 사장이 처음 참여한 이사회는 자사주 소각을 결의한 지난해 9월이다.

지속가능경영을 담보하기 위한 ESG 차원에서의 지배구조 고도화 작업도 진행됐다. 2021년 전문경영인인 백종훈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 이사회 의장을 최도성 사외이사가 맡게 되면서 대표이사와 분리,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체제가 구성됐다. 이사회 내에는 ESG위원회 등이 설치됐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신사업 추진도 주주가치로 이어질 전망이다.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 업황 악화에 시달리는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6월 전기차, 바이오, 친환경 소재 등에 5년간 6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탄소나노튜브(CNT)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CNT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JV) 설립 등을 추진, 협의를 진행 중이다.

CNT는 전기와 열전도율이 구리 및 다이아몬드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차세대 소재로 전기차 배터리, 전도성 도료, 자동차 정전도장 외장재, 면상발열체 등에 활용된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충남 아산에 연산 120톤(t) 규모의 CNT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진행 중인 여수 율촌공장 증설을 통해 연 생산량을 360톤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CNT 공장 증설과 배터리 소재 분야에 강점을 가진 포스코와의 협력 체계 구축이 완료되면 신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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