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지역 시민단체 시민의힘 회원들이 7일 김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시의 서울 편입 계획을 '혹세무민'이라고 규정하면서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다. 2023.11.7. 사진=연합뉴스
김포지역 시민단체 시민의힘 회원들이 7일 김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시의 서울 편입 계획을 '혹세무민'이라고 규정하면서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다. 2023.11.7.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국민의힘이 서울에 경기 김포시를 편입해 ‘메가시티 서울’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반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의 ‘메가 서울’론에 반대하는 이들은 지역균형 발전에 어긋난다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민주당 “수도권 집중 심각한 수준”…‘5극3특’ 추진 제안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의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 대해 “국민의힘은 국민 편가르기도 모자라 이제는 국토 편가르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토의 11.8%에 전체 인구의 50.6%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수도권) 인구 집중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김영삼 정부 이래로 모든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국민의힘이 얄팍한 총선 전략을 위해 파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도권 1극 체제를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극과 강원‧전북‧제주특별자치도 3특 체제로 재구축하고 제안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지난 대선 5극 3특 초광역 메가시티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며 “5극3특의 메가시티는 네트워크 도시를 지향하고 실질적인 자치분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시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직업, 문화, 교육 여건 때문에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영 민주당 의원(경기 김포시갑)도 이날 회의에서 여당의 ‘메가 서울’ 추진에 대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김포 골드라인’과 김포 교통문제는 그대로 둔 채 기초적인 검토 보고서 하나 없이 총선용 표심잡기로 꺼내놓은 주장”이라며 “김포의 교통 문제에 앞장서 달라”라고 여당에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7.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7. 사진=연합뉴스

송갑석 민주당 의원(광주 서구갑)도 국민의힘이 김포시 서울 편입을 위해 만든 ‘뉴시티 프로젝트 위원회’ 위원장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을 선임한 것에 대해 “준비되지 않은 총선용 포퓰리즘 공약임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비판했다.

송 의원은 “조경태 의원은 부울경 메가시티의 좌초를 수수방관한 국민의힘 소속 부산 지역 의원”이라며 “부울경 메가시티가 좌초될 때 말 한마디 못하던 조 의원은 지금 무슨 낯으로 메가시티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지자체장들도 “시대 역행하는 발상”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자당의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20여 년 간 대한민국의 화두는 수도권 집중 완화와 국토 균형발전이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수도권 집중을 더욱 심화시키는 김포시 서울 편입론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지방화 시대에 역행하는 반시대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포 서울 편입론은 반짝 특수나 노리는 ‘떳다방’을 연상시킨다”며 “선거는 정도로 우직하게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총선까지 6개월이나 남았는데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떳다방’ 정책이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도 전날(6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 서울 편입은 실현 불가능한 허상이자 국민 혼란만 일으키는 정치 쇼”라고 비판했다.

유 시장은 “서울 면적의 절반인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자는 주장이 나오며 서울 집중 현상이 가속될 수 있다”며 “지방시대 추진에 역행하는 ‘서울특별시 공화국’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도 전날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행정구역 정비보다도 지방 메가시티 육성이 우선”이라며 자당의 ‘메가 서울’ 구상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지방 분권과 균형발전, 지방시대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의 내용이 담긴 지방 메가시티 청사진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며 “중앙정부 권한과 수도권에 있는 대기업과 대학교 등을 어떻게 지방으로 이양‧이전시킬지 등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먼저 고민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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